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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도 '왕도'가 있다?

아주 가끔은 번개처럼 글감이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거짓말처럼 글이 써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주 가끔'이라는 거죠. 그런 영감어린 글을 쓰는 사람은, 어쩌면 따로 존재하는 천재 같은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쓴 글은 감정에 취해서 공감을 얻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대로 경험과 팩트에 기초한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쓸 수 있는 그런 글 말입니다. 그게 제 직업과 상관 있는 글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예를 들어 요즘처럼 브랜드 관련 워크샵을 진행할 때면 핫하고 힙한 브랜드들을 서치할 때가 많습니다. 그 주제로 짧지만 인사이트 있는 글을 한 번 써볼까요?


일단 관심 있는 브랜드를 서치합니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글감입니다. 평소에도 저는 인터뷰 기사나 브랜드 관련 기사를 꾸준히 서치합니다. 그러다 좋은 콘텐츠를 발견하면 '포켓(Pocket)'과 같은 앱에 바로 저장하죠. 이동 중이나 우연히 발견할 때면 일단 '담기'부터 합니다. 그러다 나중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꼼꼼히 기사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정말로 보관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라고 판단되면 관련 키워드를 해시태그처럼 붙입니다. 언제든 검색을 통해 다시 보기 위해서입니다. 당장은 크게 쓰일 내용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관련된 컨설팅이나 글쓰기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꺼내 볼수 있도록 말이죠. 이렇게 쌓은 콘텐츠가 몇 만 개는 됩니다. 주제는 언제나 브랜드, 그리고 사람에 관한 콘텐츠들입니다.



그러다 정말로 글을 쓰고 싶어지는 주제를 발견하면 '워크 플로위'를 꺼내듭니다. 요즘은 프로그램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져서 노션으로 바꿀까 고민되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이 단계에서는 먼저 관련된 팩트와 정보들을 나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 때는 문장이 아닌 단어 위주로 정리합니다. 어차피 제 입말로 다시 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나열된 기사들을 비슷한 내용끼리 묶어 재배치합니다. 관련 기사들을 보면 같은 보도자료로 쓰여져 유사한 정보들이 정말 많거든요. 하지만 인터뷰 기사는 직접 만나 쓴 내용이기 때문에 유니크한 정보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흩어진 정보들을 관련된 내용끼리 묶는 작업이 직접 글을 쓸 때보다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작업이죠. 결국 글이란 서로 상관없는 내용들을 별자리처럼 이어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충분한 분류가 끝났을 때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 이미 정리된 내용들을 '말이 되게끔' 잇는 작업이라 오히려 글쓰기가 쉽습니다. 물론 글을 쓰는 도중에 내용의 배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개는 이미 정해진 분류와 순서를 따릅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글을 쓰는 속도가 한결 빨라졌습니다. 중간 중간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글쓰기의 흐름이 끊기는 일도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팩트에 기초한 정확한 글쓰기가 가능해졌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에 빠지는 일도 줄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정리된 내용들에서 나만의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일입니다. 글의 가치가 정해지는 순간이기도 하죠. 저만의 생각을 더하는 이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시간 말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기본은 흩어진 정보들을 연결하는 작업이 핵심입니다. 당장 지금부터 포켓에 자신의 관심있는 정보들을 수집해 보세요. 그리고 그 내용들이 쌓이면 워크플로위에 옮겨 적어보세요. 처음부터 잘 분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수집하고 옮겨적기만 하세요. 그러다 내용을 충분히 숙지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오면 그때 자신의 입말로 내용들을 연결해서 써보세요. 글쓰기가 한결 쉬워질 겁니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지만 무작정 빈 화면의 커서를 바라보는 수고는 더 이상 하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그것만 해도 어딘가요. 막막한 사막이 아닌 열매 맺힌 글감의 과수원에서 글을 쓰는 것 말입니다. 어떻게 조금 도움이 되셨나요? 그럼 이제 저도 글감을 찾으러 그만 가봐야겠습니다. 부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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