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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여름 5시간전

[수능 D-44] 시월의 첫 날

시월이 되었어. 

그리고 시월 첫 날 아침에 내린 비 때문에 10도는 더 내려가 버렸어. 

드디어 차가운 바람, 쌀쌀한 그 느낌이 찌릿하게 다가오는 가을이 하루만에 와버렸어. 


매년 수능은 매우 추운 날이라는데, 올 해는 오히려 더우면 어쩌지 했는데, 

괜한 상상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날씨야. 


시월이 되니, 이제 정말 다가왔다는 느낌이 드니? 


참, 오늘은 갑자기 정부에서 제정한 임시 공휴일이기도 해. 

올 시월은 하루 쉬고 또 개천절 휴일이고, 다음 날은 샌드위치 권장 휴무, 다음 주는 한글날이라 

조금 더 여유로운 느낌이야. 


엄마는 휴가가 많이 남기도 했고, 시월부터는 휴가를 나누어서 많이 사용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놓았고, 그래도 좋다고 흔쾌히 허가를 받았지. 너는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그냥 이게 엄마 마음이야. 저녁이라도 차려주고 싶고, 몇 년만에 '저녁이 있는 삶' 좀 살아보려고. 퇴근하고 피곤해서 너희들 잠들곤 했던 지난 몇 해를 반성하면서. 


회사원이 그래도 되냐고? 작년부터 정말정말 열심히 일해와서 스스로도, 다른 후배들 앞에서도 떳떳할 수 있어. 또 저녁에 너는 저녁만 먹고 공부할 테니 그 시간에 부족한 업무량 채울 수도 있고. 책도 더 읽고. 엄마에게도 기대되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쓰고 보니, 엄마를 위한 거네? ㅋㅋ) 


회사 후배들은 연속되는 휴일에 개인 휴가 붙여서 여행 간다고 다들 분주해.  

엄마는 속으로 '나는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라는 장기하 노래 가사를 읊조리면서, 

그래 다들 다녀와라, 이 언니가/누나가 다 백업해 줄게, 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부려봐. 


이게 다, 네 덕분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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