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프로젝트가 또 시작되고야 말았다. 그래도 노력할게.
엄마에게 사람들이 고3 엄마 같지 않다고 이야기하곤 해. (칭찬이니 욕이니)
누구나 거치는 과정이니 유난하지 않게 지내려고 하고,
감사하게도 네가 마침, 손이 안 가는 아들이잖아?
뭐를 크게 해 달라는 것도 없고,
예민하게 굴거나 하는 것도 없고,
몸과 마음도 건강하니까.
학원도 안 가, 독서실도 안 가, 돈도 안 들고 ㅎㅎ
그래도 엄마가 나름 10월 중순부터는 오전근무만 하고 퇴근해서 저녁은 좀 챙겨주려고 했는데,
자꾸 급한 일이 생겨서, 조금 더 있다 보면 예상보다 늦게 퇴근하게 되네.
엄마는 회사에서 오늘부터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어.
엄마가 제안했던 아이디어고, 재미있는 과정이지만, 또 10월~11월 집중해서 빡 해야 하는 큰 일이라
회사 사람들에게 티는 안 냈지만, 스스로 조금은 부담이 되더라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엄마부터 마음 편한 상태로 저녁만 챙겨주고 싶었던
엄마의 소박한 결심, 지킬 수 있을까?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 잡기는 시소 타기처럼 어려운 것 같아.
이제 안정을 찾았다 싶어도 그게 완전한 평형은 아닌 거지.
그래도 엄마가 일에서도 기쁨과 보람이 있고,
너희들에게도 필요한 엄마이니, 감사해야겠지?
너는 오늘 또 어떻게 보냈니?
엄마가 회사에 있는 동안, 학교 중간고사 끝나고 일찍 돌아와서 종일 집에서 집중은 잘 됐는지?
답답하거나 막막하진 않았는지.
요즘 문 닫고 방에서 거의 공부하는 너를 보니,
문득 예전에 박찬욱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한 문장이 떠올라.
영화 '설국열차'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라고 한 부분이야
너무 오랫동안 닫혀 있어서 벽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문이었다.
나를 막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기회가 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새로운 문이 열리기도 한단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것.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