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21년 만에 최대, 예비소집일, 멀고 먼 수험장, 아유레디?
드디어 D-1,
어제 회사 휴가 냈으면서도 집에서 일 좀 한다고 밤늦게 잤더니,
오늘 아침 엄마가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와, 내일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엄마가 되어서 이럴 수 있냐, 하고 반성을 좀 했어.
아빠도 없으니 바짝 더 긴장해야 하는데, 여유롭게 도시락 싸고 이것저것 준비하려면 말이야.
오늘은 예비소집일이라 학교 가서 수험표도 받고, 고사장도 알아오는 날.
고사장이 어딜까 궁금했는데, 주변의 여러 학교를 두고, 거의 10km 거리의 옆의 구 중에서도 제일 먼 곳으로 배정이 되었네.
근처 학교라면 가볼 텐데, 그냥 내일 가보면 된다고 돌아온 너.
엄마가 조금 고민하다가 길도 한번 익힐 겸, 바람도 쐴 겸 해서 다녀와봤어.
차로도 30분 넘게 걸리는데, 좁은 골목길에 있어서 내일은 조금 더 서둘러야겠다.
그래도, 가보길 잘했다고 혼자 생각하면서 돌아왔지.
오늘 준비물을 먼저 조금 챙긴다고 챙기는데,
어제의 체크리스트가 무색하게, 네가 다 필요 없다고 하고,
책걸상 밑에 받힐 예비 조각도 이거 뭐냐고 빼다니,
엄마의 준비는 아무 소용이 없구나 싶으면서도,
너란 아이, 참 일관성 있다고 생각하며, 좋게 생각하련다.
엄마는 그저, 내일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만 준비하면 되는 거다,
과일도 빼달라고 했으니, 오로지 김밥 두 줄만 정성 담아 싸주고,
수험장까지 안전하게 바래다주면 엄마 임무 끝.
수험장 가는 길 현수막에서 52만 2천 6백 명을 응원한다고 하는 것 보고,
비로소 그렇게 많은 수험생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작년보다 18,000명 정도 더 있는 거고, n수생은 21년 만에 최고 숫자라고 해.
다들 수능 준비 짧은 현역 학생들이 어려울 것 같다는 예측도 있지만,
그런 통계야 말로, 소용 없는 거 알지? 이건 그야말로 각개전투.
일관성 있는 너는, 오늘도 크게 다르지 않게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었네.
엄나는 아직도 그 때 잠이 안 와 뒤척였던 기억이 있는데.
엄마도 이제 내일 재료 준비 끝내고 하루 마무리 하려고 해.
내일은 가장 먼저 일어나서 도시락 싸고,
긴 하루가 될 너의 여정을 함께 할게.
Are you rea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