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 대한 단상
최근 한국에서 무서운 사건들이 계속 발생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애들에게 집 밖을 나가면 무조건 뛰어다니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로 사람들 많은 곳 가는 것이 꺼려졌는데, 런던에 도착한 다음 날, 엄청난 인파의 축구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다. 9만 명 수용하는 웸블리 구장.
전광판에는 오늘 81,450명이 왔다고 숫자로 알려주었다.
수많은 인파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오래 걸릴 거라 예상했는데,
웬걸, 사람들끼리 몸이 부딪히는 것도 없이, 수월하게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특별히 영국 사람들이라고, 경기장에 온 사람들이라고, 더 질서의식이 높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경기장 내부에서도 애들 옆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자꾸 일어나라 그러고 ㅋㅋ 아무도 제지 않는 분위기에 얼마나 눈살을 찌푸렸던지.
다음날 아침에 모인 근위병 교대식 보러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영국병정 보기 위해 모인 수 만 명의 온갖 나라에서 온 관람객들을
그들은 크게 위협하지 않고도 잘 통제하고 있었다.
나는 어느새 경찰의 숫자와 위치와 행동을 관찰한다.
여행을 와서 이런 것을 의식하고 보게 될 줄이야.
큰 기대를 하고 온 여행은 아니었는데,
안전하다는 것이 새삼 너무 소중하다고 느낀다.
안전도 민주주의처럼 거저 얻는 것이 아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