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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트레킹] 페로 서부 여행지 추천 3위-드랑가니르

너 원래 이렇게 컸어...?

by 페로 제도 연구소
안녕하세요, 페로 제도 '랜선 트레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랜선 트레킹은 생생한 사진과 영상으로 페로 제도의 다양한 트레킹 장소를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더불어 지역별 명소의 순위도 함께 추천드려요. 여행을 가지 않으실 분도 페로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여행을 가실 분께는 최고의 가이드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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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추천 3위]
드랑가니르(Drangarnir)


원래 풍경의 임팩트만 보자면 저는 드랑가니르를 1위로 꼽고 싶었는데, 가격이나 (걸어서 갈 경우) 투어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1, 2위로 선정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비싸서 3위가 된 비운의 명소, 하지만 웅장함만큼은 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을 드랑가니르를 소개합니다!


들어가기 앞서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안내할게요.

1. 드랑가니르는 가는 게 아니라 '보는' 거예요.

2.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뷰포인트에 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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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24-12-18 오후 4.27.58.png 출처: 구글 맵
스크린샷 2024-12-18 오후 4.29.28.png 좌측 섬: 틴드홀무르, 오른쪽 섬: 드랑가니르 / 출처: 구글 맵
-추천 지수: ⭐️⭐️⭐️⭐️⭐️
-거리: 총 1km 내외
-걸린 시간: 총 2 h
-주관적 난이도: 보통(거리는 짧으나 경사가 심함)
-양 똥: 아주 많음
-투어비: DKK 960 (약 20만 원)
*DKK 1 = 약 200 원

*정보는 보트 투어+뷰포인트 하선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투어 종류와 방법은 맨 아래를 확인해 주세요.


그럼, 2시간짜리 드랑가니르 투어를 저와 함께 떠나보시죠!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물과 간식도 챙길게요. 2 시간 동안은 화장실을 갈 수 없고 섬에 카페도 없어 물은 한병 챙기시는 게 좋아요. 초콜릿과자 같은 간식이 있으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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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방문지 2위 미키네스에서 소개했던 주차장 끝에 투어 사무소이자 집결지가 있어요. 끝의 사무실에 들어가 제 예약 캡처 화면을 보여줄게요. 투어 참가 확인이 끝나면 구명조끼를 나눠줘요.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는데요. 제가 겪은 해상 투어는 흔히 생각하는 조끼 타입에다가 물에 젖어있고 꿉꿉한 상태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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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투어에서 준 구명조끼는 어깨에 '맨다 ‘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옷 전체를 덮지 않아 편했어요. 또, 물기 없이 외관이 깨끗해 대만족이었어요.


출발시간이 됐네요. 이제 보트에 탑승할 건데, 팁을 하나 드릴게요. 파도가 거세지 않은 날엔 맨 마지막에 타세요! (혹은 맨 앞자리를 선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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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보트 투어의 맨 앞에 앉으면 물에 젖어요. 이때도 사람들이 그걸 알았는지 맨 뒤부터 좌석이 앉더라고요요. 저는 '아 망했네' 하면서 남은 자리인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파도가 별로 없어 하나도 젖지 않았고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풍경을 즐겼어요. 그러니까 날씨가 잔잔하면 맨 앞자리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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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정도 달리면 이런 뷰가 나오고, 보트로 드랑가니르 주변을 한 바퀴 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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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으면 이 사이 아치도 통과해요. 새가 많은 날엔 위에서 떨어지는 새똥을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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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바로 섬으로 이동해 하선하고 가이드가 3가지 규칙을 설명하며 투어가 시작돼요.

1. 등대 뒤로는 사유지기 때문에 가지 말 것
2. 쓰레기를 가져갈 것
3. 절벽에서 1m 이상 떨어질 것

이제부터는 거의 자유시간이라고 보시면 돼요. 이제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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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viny02/221202723814

이곳의 특징은 경사가 엄청 심하다는 거예요. 아마 오르막으로 유명한 상명대학교 언덕길보다 훨씬 높았던 것 같아요. 이 그림을 빌어 설명하자면 31도보다는 훨씬 높고, 45도까지는 못 미칠 것 같아요. 그렇다고 또 트레킹 폴이 필수인 수준은 아닌데, 있다면 확실히 편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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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 고르며 뒤쪽 풍경 보고 갈게요. 의외로 여기 양 똥이 진짜 많아요. 완전 지뢰밭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게 있다면 푸짐하진 않다는 거… 여기까지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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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의 뷰포인트 위치예요. 뷰포인트 1부터 하나씩 설명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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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뷰포인트에 도착했어요. 여기서 온전한 드랑가니르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옆에 개미떼처럼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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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네스행 페리를 탈 때나 가사달루르 마을 쪽에서 보면 드랑가니르가 크다고는 1도 생각이 안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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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앞에 서면 진짜 웅장해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이게 이렇게 컸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여기서는 틴드홀무르가 드랑가니르에 가려져 자세히 보이지 않네요.


좀 더 위쪽으로 올라가 두 번째 뷰포인트로 이동해 틴드홀무르를 감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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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공룡이 물속에 잠수해 있는 것 같네요. 신비하고 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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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을 보는 재미도 있어요. 동행한 가이드가 쉬고 있길래 옆에 가서 말을 걸어봤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놀라운 사실을 하나 들었는데요.


"이 섬 우리 가족이 소유했어."

여러분 금수저 말고 '섬수저'라고 들어보셨나요? 드랑가니르는 개인 일가의 소유라고 해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략 3세대 전쯤 토지의 소유권을 인정받아 관리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가이드는 그 가족 중 하나고요! 나이는 10대 후반인데, 벌써 이런 가이드 일을 하다니 정말 삶을 재밌게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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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의 많은 관광지가 사유지인 건 알고 있지만, 이런 섬까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집합 장소로 돌아갈 시간이 돼 슬슬 내려갔는데요. 내려가보니 한쪽에 사람들이 몰려있어 뭐지? 하고 가봤는데 거기가 세 번째 뷰포인트더라고요. 삼각대까지 세워놓고 뭘 하나 가봤더니...


dramatic-sea-arch-of-drangarnir-and-waves-crashing-on-the-faroe-islands-coast-faroe-islands-denmark-atlantic-europe-2XX1MMH.jpg 출처: ala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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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노출 스팟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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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는데요. 팁을 드리자면 맨 마지막에 타세요. 나갈 때 보트 두 대가 필요한데, 둘 다 섬으로 오지 않고 한 대는 바다에 떠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한 대가 사람을 태우더니 나머지 한 대가 있는 쪽으로 이동해 바다 위에서 사람들을 다른 배로 건너게 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돌아와 그 배로 남은 사람을 태우고 복귀해요. 위험하진 않지만 사람에 따라 무서울 수도 있고, 핸드폰을 빠뜨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가급적 마지막에 타는 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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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려 구명조끼를 투어 사무실 앞 벤치에 반납하며 투어를 종료할게요.


이번 트레킹은 어땠나요? 드랑가니르 투어는 분명 비싸지만 그만큼 잊지 못할 경험인 것 같아요. 페로까지 가셨다면 너무 망설이지 마시고, 이곳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하고, 즐거운 하루 & 여행 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칠게요.

*드랑가니르 투어 종류와 링크는 아래에 적혀있어요.




페로 제도의 방문 스팟을 한 번에 보고 싶다면?

지역별 주요 명소: https://brunch.co.kr/@airspace2010/16




Bonus. 드랑가니르 투어 방법 3가지

드랑가니르를 제대로 보기 위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1. 걸어가기(가이드 투어 필수)

-가격: DKK 800 (약 16만 원)

-시간: 6-7 h

-요일: 수/토/일 9시(4월), 수/토/일 9시 or 13시(5~9월)

-투어 신청: https://hiking.fo/products/254/drangarnir-sea-stacks-hiking-tour?_l=en


a1a3823b7b6acfb3c0dc814f6498048d4c5f0e37_w1152_h0_fS.jpg 출처: faroeislands.org.uk

소르바구르 마을의 Effo 주유소에서 시작해 뷰포인트까지 걸어가요. 사유지를 지나기 때문에 반드시 가이드 투어를 해야 하며, 혼자 가면 벌금을 내게 돼요. 최소한 2018년까지는 DKK 550이 요금인 것 같은데 현재는 DKK 800으로 가격이 인상됐네요. 걷는 동안 풍경을 볼 수 있지만, 경사가 있고 길이 좁아 난이도가 쉽지만은 않아요. 걷는 시간이 길어 시간이 많은 여행자에게 추천해요.


2. 보트 투어(하선 X)

-가격: USD 90~150

-시간: 1~1.5 h

-요일: 투어에 따라 다름

-투어 목록 보기: https://guidetofaroeislands.fo/?s=drangarnir&_gl=1*1hgscfa*_up*MQ..*_gs*MQ..&gclid=CjwKCAiAgoq7BhBxEiwAVcW0LIXi7s1GUcF_q-Vu9k7RM4ZgxYnamR1gKff7vlGLckfRESrNRU3GmxoCxYIQAvD_B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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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uidetofaroeislands.fo

13~20만 원에 고무 또는 좀 더 좋은 보트를 타고 드랑가니르를 둘러봐요. 드랑가니르가 메인이며, 틴드홀무르도 덤으로 살짝 맛볼 수 있어요. 돌아올 때 페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물라포수르 폭포를 한번 찍고 와요. 드랑가니르만 휙 보고 오고 싶은 분께 추천해요.


3. 보트 투어(하선 O)

-가격: DKK 960 (약 20만 원)

-시간: 2 h

-요일: 수/토/일 11:00

*2025년은 4월 2일~10월 5일까지 운영 예정

-투어 신청: https://guidetofaroeislands.fo/book-holiday-trips/drangarnir-sea-arch/?_gl=1*1dy7n6f*_up*MQ..*_gs*MQ..&gclid=CjwKCAiAgoq7BhBxEiwAVcW0LIXi7s1GUcF_q-Vu9k7RM4ZgxYnamR1gKff7vlGLckfRESrNRU3GmxoCxYIQAvD_B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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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uidetofaroeislands.fo

편도 3시간이 걸리는 뷰포인트까지 보트로 이동한 뒤, 1시간 30분 정도 자유시간을 갖고 돌아오는 루트예요. 걷는 시간도 아끼고 보트 투어도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드랑가니르를 제대로 즐길 수 있어 가장 추천해요.


Bonus. 틴드홀무르 트레킹(섬에 올라 걷기)

-가격: Hotel Føroyar에서 호텔 픽업 시 DKK 2,500 / 셀프 집결 시 DKK 2,200 (약 44만 원)

-시간: 6 h

-요일: 수 13:00

-투어 신청: https://www.outdoor.fo/en/tindholmur


스크린샷 2024-12-18 오후 4.29.28.png 출처: 구글 맵

위에서 본 이 사진을 기억하시나요? 틴드홀무르는 드랑가니르 옆에 위치한 섬이에요. 이곳은 드랑가니르처럼 보트 투어는 없지만, 섬에 올라 직접 걸어보는 게 가능한 곳이에요. (저는 발견 못했는데, 혹시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수정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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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드홀무르는 용의 등뼈처럼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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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드홀무르에는 5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각자 이름이 있어요. 이런 작은 봉우리에도 이름이 하나씩 붙어있는 게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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