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전직원들의내부거래에대한 단상
얼마 전 넷플릭스 출신 한국인들 몇몇이 사내 내부정보를 이용해서 주식거래를 해 30억 넘는 차익을 얻었다가 기소되었다고 합니다. 참 간들 크십니다. 당연히 엄벌 감이죠. 나름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겠다고 가족들을 데리고 먼 곳까지 왔을 텐데, 일장춘몽이 된 그 꿈이 아깝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이유는 FAANG을 위시한 소위 빅 테크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연봉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통상 연봉은 현금 + 보너스 + 주식의 패키지로 구성되는데 주식의 비중이 현금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급을 하면 비율은 더 높아지지요.
게다가 기존에 받았던 주식이 오르면 연봉 상승의 효과를 거두기 때문에, 주식이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톡톡히 기여하게 됩니다. 직원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자신의 지갑도 두툼해지기 때문에 일할 맛 나지요. 그래서 바로 이 주식이라는 요물(?)이 실리콘밸리의 성장동력 중 하나입니다.
특히 주식시장이 뜨거웠던 작년 같은 경우 회사에서 받았던 자사주나 매입했던 주식들이 급등해 시세차익을 본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에서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식으로 수익을 본 사람들이 해마다 봄이면 렌트 생활을 정리하고 거주용 집을 구매하고자 주택 시장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수요 대비 매물은 언제나 한정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동산값이 덩달아 상승하지요. 실제 가치 대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입니다.
한국도 최근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 같은데, 높아진 집값을 근로소득이 도저히 따라잡지 못해 모두가 주식투자에 뛰어드는데 반해, 실리콘밸리는 엔지니어들이 보유한 주식 가격이 오르면 이를 발판 삼아 내 집 마련에 뛰어들곤 합니다. 직장이 확실하면 한국보다 대출을 받기 쉬운 조건도 이에 한몫하죠.
그러다 보니,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부동산과 주식은 부의 축적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건전한 자산 증식이 아닌, 앞의 사례와 같이 탈법적 방법을 동원한 경우 발생하죠. 주식이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높이기 위한 좋은 의도로 출발했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통상 이곳의 회사들은 보유 중인 자사주를 사고파는 일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마련합니다. 한국에서는 임원급들에게나 있을 내부자 거래가 이곳에서는 일반 직원들에도 발생할 수 있거든요. 미국에서는 자사에서 실적 발표가 있을 즈음해서는 모든 직원은 자사주를 사고파는 일은 금지되고, 혹시나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정 이득을 취한 경우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되지요.
부를 향한 인간의 욕망은, 열반의 경지에 이른 성자가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삼켜버리기 전에 스스로 제동을 걸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폭주하면, 불타버리는 것은 자신의 커리어 그리고 생때같은 가족의 미래입니다.
- 예나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