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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 추억의 대학원생

내 삶의 한 챕터를 써준 곳

by 예나빠

박사과정 시절 이글루에 블로그를 하며 대학원생의 삶을 카툰으로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지질한 박사과정의 일상이 재미있었던지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시고, 저도 그분들과 많은 소통을 했었죠. 얼마전 블로그에 다시 가봤습니다. '아 아직도 살아있구나'. 반가웠습니다. 오랫만에 엿보는 과거의 제 일상이 묘한 향수를 일으켰죠. 특히, 박사논문 본심사를 마치고 그렸던 이 카툰이 7년의 제 대학원생활을 송두리채 추억하게 했습니다.


이 곳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긴장하며 처음으로 들어섰던 연구실, 선배들과 지도교수님께 혼나며 배우던 연구, 허접스레 썼던 첫 영어 논문, 프로젝트, 프로젝트, 프로젝트, 일본 연구소에서 보냈던 짧았던 인턴생활, 그리고 프로젝트, 프로젝트, 프로젝트. 그 모든 것이 제 커리어의 첫 챕터를 써주었죠.


그리고 보면, 제 대학원 생활히 암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삼성에서 두번째 챕터를 썼고, 지금 미국에서 세번째 챕터를 쓰고있지만, 제 삶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한장의 챕터는 삭막한 회색빛 공대건물에서 보낸 제 청춘이었습니다.


남은 제 인생을 채워가고 두번째 세번째 챕터를 돌아보며 똑같은 마음이길 오늘도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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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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