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사진을 찍는다

by 약산진달래

처음 보는 꽃을 보고 자연스럽게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댄다. 좀 더 예쁜 사진을 찍고 싶다. 구도를 어떻게 잡으면 더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멋진 사진을 sns에 올리던데 그게 쉽지 않다. 사진 찍는 기술을 배워야 하나? 무작정 셔터를 눌러 댄다. 오늘도 사진이 핸드폰 갤러리에 가득하다. 그러나 건질만한 사진은 별로 없다. 그냥 이거라도 쓰지 뭐! 이제 체념에 가깝다. 핸드폰 카메라 속에는 비슷한 사진만 가득 메모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을 열어보니 언제부터인가 인물사진은 사라지고 자연물만 가득하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얼굴에 주름을 더 만들고 뱃살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백지처럼 하얀 피부는 어느새인가 기미와 검버섯 낙서장이 되었다. 화장품으로 최대한 카버해 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다행히 마스크가 가려주니 그나마 사진을 찍을만하다.

그래도 이 흰머리는 어쩔 거야 참 난감하다. 어느 날 백발이 된 엄마를 보며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앞머리가 흰머리로 변할지 예상 못 한 일이다. 세 달에 한 번 하던 염색이 한 달로 바뀌고 이제는 2,3주에 한 번은 흰머리 염색을 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잠시 방심을 하고 사진을 찍으면 흰머리만 보인다. 몇 년은 더 늙어 보인다. 안되겠다.'이제 인물 사진은 포기하도록 하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추한 모습처럼 보였던 그 사진을 1년 후에 다시 보면 젊고 예뻐 보이는 것이 참 아이러니다. 그 사실을 발견한 때부터 될 수 있으면 인물 사진을 남기기로 결심을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오랜만에 머리 염색을 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외출을 한다. 오늘의 내 모습이 늙고 초라해 보여도 미래의 내가 이 사진을 본다면 젊고 예쁜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당당하게 카메라를 바라보며 웃어본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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