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하다보면 긍정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나면 그의 밝은 기운이 나에게 전해져 풀이 죽어 있다가도 활기차진다. 반면 부정 에너지를 심어 주는 사람이 있다. 그가 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남의 흉을 본다거나 부정적인 이야기이다. 나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본인 이야기만 쏟아낸다. 대화를 마치고 나면 나까지 기분이 찜찜하다.
시골에서 엄마를 모시고 노인정에 들렸다. 윗집 할머니가 안 보여서 왜 안 계신지 물어보았다. 할머니들은 윗집 할머니는 동네 왕따라고 전해 주었다.
엄마가 건강하실 때도 윗집 할머니와는 관계가 좋지 않았다. 엄마는 윗집 할머니가 우리 집이 비어있을 때 몰래 와서 물건을 가져간다고 이야기를 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이지만 서로 대화가 없었다.
시골에서 며칠 지내는 동안 윗집 할머니의 성향을 알게 되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투에서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찼다. 우리 집과 담을 경계로 두고 있어서인지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러지"로 시작하시면 "밤나무가 넘어와 못 살겠다. 풀이 담 넘어와 못 살겠다." 모든 말을 독한 할머니 말투로 쏟아 내셨다.
집과 경계에 있는 담 위의 풀을 베고, 밤나무도 잘라냈지만 내가 하는 말을 듣지 않고 언제나 본인 말만 하셨다.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간섭은 하셨지만 내 말은 듣지 않았다.
알고 보니 할머니는 귀가 안 들리셨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다. 동네 할머니들에게 왕따인 이유도 엄마와의 관계가 안 좋은 이유도 모두 귀가 들리지 않은 데서 오는 소통의 문제였다.
우리는 늘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며 산다. 상대방과 대화를 잘하고 싶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 대화는 마주대하여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