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이 일상이 되다

by 약산진달래

한 번도 일탈을 꿈꿔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이 일탈이 아주 자연스럽게 생활화되었다.

주일성수는 나에게 생명과 같았다. 주일 성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일요일이 되면 교회에서 몸과 마음과 영혼을 겸비하고 하나님께 예배드렸다.


지금 나는 어떠한가?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해야 했다. 식구들은 내가 교회에 나 가지 않기를 원했지만 주일이면 예배에 참석했다. 다니던 교회에 확진자가 생기고 코로나 검사를 하게 되었다. 자가격리도 했다. 그 이후 더 이상 주일 예배에 참석하지 않게 되었다. 기저질환자인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는 핑계 아닌 핑계였다.


처음에는 주일날 교회에 가지 않는 것이 불편했다. 주일 예배 시간이 되면 영상 예배를 시청하며 말씀을 듣는 것에 집중했다. 시간이 지나며 영상 예배는 나의 시선을 흩트려 놓았다. 듣기만 하며 다른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의무감처럼 예배 영상은 돌아갔지만 시간을 내어 기도하지도 말씀 공부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주말이면 시골에 내려오고 있다. 긴 코로나로 인해 주일 성수에 대한 나의 규범적 가치관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으면 마음 한구석이 늘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 이제는 교회를 가지 않아도 시간에 맞추어 예배 영상을 듣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정해진 교회가 아니어도 그 시간의 예배가 아니어도 대체되는 영상 예배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일탈로 여겨지던 행동이 더 이상 일탈이 아닌 것이 되게 만들었다.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고 14일 경과 자는 교회에서 식사를 해도 될 정도로 모임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고 한다.


한번 주일 성수에 대한 일탈을 경험한 나는 다시 신실한 예배자가 되어 교회에 앉아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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