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찾기 훈련

by 약산진달래

"글을 쓸려면 무엇이 필요하죠?"

수필 선생님의 수업 시작은 언제나 정해진 몇 개의 질문 중 하나로 시작된다.

처음 수업을 듣던 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종이나 펜 그리고 컴퓨터 등이었다.

돌아온 선생님의 대답은 '글감'이라는 생소한 단어였다.


글감이란 무엇인가?

글감이란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소재가 되는 이야기이다. 글의 내용이 되는 재료이다.


글감 찾기 훈련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글감 찾기 훈련이 필요하다. 특별히 정해진 글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써 내려가기 위한 글감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글감의 소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기억나는 이야기, 본 것, 들은 것, 경험한 이야기, 상상한 이야기까지 모든 소재는 바로 글감으로 변할 수 있다.

글감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글감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글감이 무궁무진하다. 나로부터 글감을 찾는 훈련을 한다면 더 찾아내기가 쉬울 것이다.


첫 번째 글감

처음 글을 쓸 때 글감을 나의 이야기로 쓸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쑥스럽기까지 했다. 그것도 사라지지 않는 글로 남긴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수필 수업 숙제로 글을 써서 제출하는 첫 번째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글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나는 글감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올케언니와 엄마를 모시고 시골에 다녀오다 차에서 언니가 경험한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그 이야기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언니에게 여러 번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혹시 잊어버릴까 녹음까지 했다. 들은이야기를 내가 경험한 이야기 인양 만들어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필 선생님은 나의 글을 읽더니 본인이 경험한 것이 맞냐고 계속 물어 오셨다. 선생님은 내가 쓴 글의 설명이 상황과 맞지 않게 느끼신 것이다.


나로부터 글감 찾기

언니에게 들은 이야기로 쓸 걸 내가 경험한 것처럼 썼구나 뒤늦은 후회를 했다. 글감은 자기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쓰기를 계속 이어가다 보니 모든 글감이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발견한다.

부끄러운 이야기도, 감추고 싶은 이야기도, 아픔도 고통도 슬픔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글로 써내려 가니 꽁꽁 닫힌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나로부터 시작된 글감은 마음을 여는 글쓰기를 계속 진행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이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말을 해야 한다. 나만이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글로 써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글감을 찾고 있다. 그리고 가장 쉬운 글감인 나를 글의 소제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내가 살아온 인생만큼 기억나는 이야기, 보고 들고 경험한 것 상상 속 이야기까지 모든 소재는 바로 글감으로 변해간다. 이야기거리도 무궁무진 해졌다.


글감을 찾았다

지난번 시골 윗집 할머니 밭에서 따온 매실을 올케언니에게 드렸더니 오늘 매실장아찌를 만들어 왔다. '앗 이거다. ' 좋은 글감 하나를 찾았다. 새로운 글감을 찾았지만 이 글감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고민에 빠져본다.


시골라이프는 내가 찾아낸 글감으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면, 나를 찾는 30일의 에세이는 매일 주어진 주제의 글감으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언젠가 이 이야기도 써보고 싶다. 어쩌다 나의 글쓰기 이력서라는 글감을 찾아내는 횡재를 했다. 앞으로 어떤 글감들이 나의 글로 적혀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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