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캘리그래피 연습을 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어 글씨로 써보았다.
써진 글씨가 눈에 보기에 나름 조화롭게 써진듯하여 액자에 넣어보았다. 어디에 놓으면 좋을까 마땅한 자리를 찾다가 엄마의 침대 앞 장위에 놓아드렸다.
"엄마 이거 내가 썼어 잘했지?"
"잘했다."
"뭐라고 쓴 줄 알아? 당신은 참 소중한 사람입니다.라고 썼어“
그리고 한마디 무심하게 덧붙였다.
엄마는 참 소중한 사람입니다."
"......"
엄마는 아무 말이 없다.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말이었을 것이다. 나는 쑥스러움을 감추듯 무심하게 말을 이어갔다.
"엄마 커피 마실 거야?"
"주먼 좋재"
"주면 좋지만 안 마신다고 ?"
삐딱 꺼리는 농담도 던져보며 달달한 우리 집 다방커피를 진하게 한잔 탔다. 엄마의 손에 커피 잔을 쥐여주며 말한다.
"엄마 이거 따뜻하니까 손으로 잡고 있다가 식으면 마셔"
"엄마 내가 엄마 같다. 엄마가 딸 같고, 내가 해 준만큼 엄마가 나한테 안 해줬을 걸 그렇지? "
생색내듯 나는 엄마에게 새삼 확인까지 하려고 한다.
“언제 예전의 엄마로 돌아와 맛있는 거 해줄 거야? 한 번만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엄마가 게장도 담가주고 김치도 담가 주고."
그리운 엄마의 맛, 이제는 돌아가지 못할 시절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말을 한다.
엄마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인지 조용히 내 손을 잡아준다. 엄마의 눈에 눈물이 그렁거리는 것 같다. 내 눈에도 잠시 이슬이 맺혔다. 나는 다시 액자의 글을 읽어본다.
“당신은 참 소중한 사람입니다.”
글자를 아름답게 썼을 뿐인데 마음까지도 아름다워지는것 같다. 글자일 뿐인데 말이 되어 나오니 지금 내 옆에 있는 엄마의 존재가 더 소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