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메모장이었던 블로그였다. 누구도 볼 수 없도록 나 혼자만 보던 곳이었다. 그런 것이 이웃 신청이 들어오고 왜 이웃 신청을 했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메모를 남겨 놓은 것이 블로그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블로그를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화장지 이벤트를 하는 포스팅을 보았다. 그때 화장지가 필요했던 상황이라 그냥 한번 이벤트에 응모를 해보았다. 그런데 덜컹 화장지 이벤트에 당첨을 한 것이다.
화장지였을 뿐이지만 단조로운 나의 일상에 선물처럼 행운의 여신이 내려온 것 같았다. 그런데 화장지를 받고 블로그에 화장지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었다.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화장지에 대한 글을 남겼다. 리뷰를 남겨야 하는데 그때는 블로그가 어떤 곳인지 잘 몰랐던 시절이었다. 시처럼 썼지만 거의 감상 수준의 글이었던 것 같다.
이런 경험 처음이야
처음 한 이벤트 당첨두루마리
휴지 잘 풀리는 집
시골에 다녀온 날선
물처럼 문 앞에 기다리고
지친 나를 나를 반겨준 너
도톰한 휴지 기분 좋은 화장지
화장실에서도 부엌에서도
가족 모두 마음껏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도톰한 화장지 대용량 화장지
이렇게 행복한 뜻밖의 선물
가성비 좋은 화장지 받게 해 준
행운 블로거님 감사합니다.
이 글이 상품 리뷰가 된 셈이다. 그리고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기쁨을 준 행운에 이런 이벤트를 하는 곳이 또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그렇게 알게 된 것이 상품 리뷰를 해주는 블로거들을 모집하는 체험단이 다. 블로그에 리뷰를 해주는 조건으로 상품을 무료로 제공해 주는 체험단에 응모하기 시작했다. 나의 상품 리뷰 글쓰기는 시작되었다.
제품 체험단 활동을 통해 상품 리뷰 글쓰기를 하면서 얻은 것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가계의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상품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인들에게 선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 리뷰를 통해 내게로 온 제품들은 거의 지인들에게 선물로 다시 보내졌다. 나에게 선물을 마음과 선물을 보내주는 이들에게 나 또한 작은 선물을 줄 수 있는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상품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화장품을 하나 사용하더라도 화장품의 성분이나 효과를 살펴 보며 사용하지는 않았다. 연예인이 선전을 했다 가거나 그 해 유행을 한다거나 하는 제품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했다. 상품 리뷰 덕분에 어떤 성분으로 제품들이 구성되었고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상품들의 리뷰를 하며 시대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기도 하다.
체험단 활동을 통해 상품 리뷰를 하며 글쓰기가 늘었을까? 늘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상품에 대한 글을 쓰는 노하우는 얻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리뷰를 한 제품들이 네이버의 상위에 노출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래도 여전히 상품 리뷰 글쓰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여러 체험단을 기웃거리며 상품 리뷰 당첨을 응모하지 않는다. 그저 가볍게 할 수 있는 블로그 체험단 한 곳에만 응모하고 있다.
어떤 이는 공짜를 너무 좋아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상품 리뷰를 하고 돈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고 궁금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제품만 받고 블로그에 리뷰를 하는 것이다. 물론 공짜를 좋아한다. 그러나 리뷰를 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성도 들여야만 한다.
정보를 제공하고 돈까지 받을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가려면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블로그는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전문 블로그가 아니라 이것저것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주제가 늘 바뀌는 블로그이다. 전문적인 블로그로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아쉽지만 여전히 처음 짧은 메모장처럼 시작했던 블로그가 이제는 긴 메모를 남기는 블로그로 변했을 뿐이다.
혹시 새 글의 알람을 켜놓은 이웃 중에 내 블로그의 알람이 여러 번 울려 당혹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긴 메모 정도려니 생각해 주길 바란다. 필요한 정보가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이거나 남겨두고 싶은 글이 있어서 이려니 생각하기를 바란다. 지금은 나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블로그 글쓰기가 되었다.
사실 상품 리뷰 글쓰기를 하면서 가장 큰 것을 얻었다. 지속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상품 리뷰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글을 계속 쓸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글이든 글을 계속 쓰고 있어야만 글을 쓰는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 쓰는 글이 아무 의미가 없는 글이라도 계속 쓰다 보면 의미 있는 글을 한 번쯤은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글쓰기 경험으로 어떤 글이든 쓰다 보니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면 계속 상품 리뷰를 여전히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협찬 제품'이든 '내 돈 내산'이든 "블로그의 꽃은 리뷰"이니까 말이다. 나의 블로그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다. 지금 블로그 상품 리뷰 글쓰기는 나의 글쓰기 이력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