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의 공격

by 약산진달래

시골생활 최고의 난관에 봉착했다. 벌에 쏘인 것이다. 나를 향해 순식간에 쏘고 눈 깜짝 할 사이 날아가 버린 녀석이 꿀벌인지 말벌인지 독을 잔뜩 가진 벌인지 정체를 모른다. 단지 무시무시하게 긴 다리를 가진 커다란 녀석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다. 얼마나 세게 쏘았는지 벌이 쏘고 간 자리에 큰 상처를 남겼다.


기다리던 비를 맞고 탐스럽게 익은 산딸기를 따러 나갔다. 집에서 500미터 근방 안에 익어가는 산딸기가 며칠 전부터 내가 따는 속도보다 먼저 익어가고 있다. 비가 온 다음날은 물먹은 산딸기가 아주 탐스럽게 익은 날이다. 산딸기가 최고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오늘 산딸기를 따는 지점은 집 앞에 물이 흐르고 있는 또랑이다. 또랑 담벼락으로 산딸기가 탐스럽게 익었다.


산딸기를 따는 즐거움에 가시 무서운 줄 모르고 다녔더니 손과 발에 상처가 너무 많이 났다. 이번에는 장화를 신고 긴팔 옷을 입고..장갑까지 착용하고 완벽하게 무장을 했다. 또랑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럼게 내렸다. 또랑가에서 붉게 익은 산딸기를 신이 나게 따고 있었다. 오늘따라 물먹은 산딸기가 너무 탐스러웠다. 한자리에서 한바구니 가득 더 딸 것 같아 신이났다.


그런데.. 그 순간 장갑과 옷사이 작은 빈틈인 맨살로 어떤 생명체가 갑자기 날아와 손목을 아프게 콕 쏘아대고 날아가 버렸다. 쏘인 곳이 너무 아파서 지금껏 딴 산딸기의 반 이상 또랑에 쏟아버리고 말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그녀석의 모습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어린시절에도 벌에 쏘인 경험이 없는데 갑자기 당한 일에 어찌해야 할줄 몰라 허둥되다가 벌에 쏘여있을 때 대처방법을 알아보았다.


벌에 쏘일 경우는 핀센으로 뽑아내거나 입으로 쏘인 부위를 빨면 안 된다고 한다. 벌침이 남아 있을 경우는 카드로 살살 밀어내도록 해야 한다. 벌에 쏘인 곳을 일단 물로 씻어내고 소염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어 2차 감염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증상이 없다면 쏘인 곳에 붓기나 열감이 몇일 정도 있다고 한다. 아는 지인은 벌에 쏘였는데 바로 호흡곤란이 와서 119를 타고 병원을 갔다고 한다. 다행히 나는 쏘인 부위에 붓기와 열감만 있어 얼음찜질을 하다 물파스를 바르고 있다.


또랑 주변에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이 만발하고 산딸기 익어가는 향기가 진동하는 곳이라 벌들이 많이 몰려와 있었던 것이다. 산딸기도 좋지만 꽃향기가 가득한 곳에는 어떤 벌레들이 모여있을지 모르니 조심해야겠다. 완벽하게 차단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벌들은 작은 빈틈도 찾아내는 능력을 가진 녀석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구역을 흔들어대는 것이 싫은 벌의 공격은 너무 무섭다.


살다보면 가만히 있는데 공격해 오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런 대비 없이 어딘가 빈 구석을 노리고 크고 작은 상처를 남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가만히 있어서 공격을 한 것이 아니었다. 벌처럼 자신의 영역 어딘가를 흔드는 것이 싫어서 공격을 한 것이다. 다시 그곳에 가 보았는데 벌집이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벌집을 건드린 것이었다.


관계에 있어서 크든 작든 상처를 내면 그냥 아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곪아 터지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다. 향기가 있는 주변을 흔들었을 뿐인데 쏘고 날아간 그녀석 덕분에 하룻밤 붓기로 끝날 줄 알았는데 남긴 상처가 2차 감염이 되었다. 붓고 열이 오르고 더 무서워진것이다. 어쩔수 없이 병원을 들러 주사한대와 약 처방을 받았다. 꿀벌도 아닌 독을 가진 무시 무시한 말벌의 공격이 남긴 붓기는 가라앉겠지만 상처는 오래 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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