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이송 작전

by 약산진달래


"청계 닭이 알을 안나가 그냥 잡아먹어버릴까 봐 살도 토실토실한대"

"그러지 말고 병아리 좀 더 키워요"

"지금도 새벽에 닭이 시끄럽게 우는데 어떻게 더 키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직접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먹어보리라 하는 욕심에 병아리 여섯 마리 구입을 부탁했다.

시골집에 청계 닭 두 마리가 살고 있으니 병아리 6 마리면 모두 8마리가 살게 된다.

병아리를 구입해온 동생에게 주차장에서 병아리를 인수받았다. 상자 안에서 두려운 듯 움츠리며 삐약거리는 병아리 6마리를 보자 안쓰러움이 가득 차올랐다. 병아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듯이 털들이 많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 상자 안에 여섯 마리 병아리들이 옹기종기 작은 상자 안에 거의 짓눌리듯 모여있었다.


자동차 트렁크에 실을 경우 직실할 확률이 높아 뒷좌석에 병아리가 담겨 있는 상자를 놓았다. 시골에 내려가려고 차의 시동을 거는데 닭똥 냄새가 코끝에 스며들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토할 것 같았다.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냄새가 너무 심하다. 어떻게 두 시간 이상을 참고 운전을 하지 생각하며 일단 출발했다.


병아리들은 차의 이동에 맞추어 이리저리 흔들리며 아웅성을 치듯 삐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신호등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더니 차가 앞으로 쏠리며 병아리 상자도 앞으로 쏠렸다. 흔들리다 병아리상자가 엎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겠다 싶었다. 가로로 놓았던 병아리 상자를 세로로 뒷좌석에 다시 배치했다.


운전을 하며 뒷좌석을 돌아보니 세로로 놓은 상자 앞부분이 의자 앞부분이 높아 들려있었다.. 병아리들이 내려앉은 뒤쪽에서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자리다툼을 할 것을 생각하니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계속 차를 몰고 가야만 했다. 병아리들은 가는 내내 삐약거렸고 차가 흔들릴 때마다 힘들어하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휴게실에 내려 병아리 상자를 열어보았다. 고개 숙인 병아리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잠시 답답한 공간에서 고개를 들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얼마나 갑갑했을까 처음에는 물인지 모르고 밟로밟아 버리더니 그것이 물이라는 것을 알고 상자 바닥을 코콕 찍어 댔다. 종이컵을 찢어 물을 담아주니 허겁지겁 물 한 모금을 마시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뭐 먹을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 찐 고구마를 조금씩 상자 안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상자 뚜껑을 닫았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었다.


시골길 구불거리는 거리를 더 흔들리며 시골집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차가 멈추자 삐약거리 넌 병아리 소리도 멈추었다. 무사히 병아리를 시골까지 옮겨왔다. 이제 병아리들을 청계 닭들이 살고 있는 창고에 합사만 시켜주면 나의 임무는 끝나는 것이다. 병아리들아 그동안 답답했던 생활과 작별하고 자유롭게 시골 창고에서 잘 자라주렴 엄마 닭 아빠 닭처럼 청계 닭 두 마리와 한가족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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