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6마리를 처음 만났을 때 당연히 청계 닭이겠거니 생각했다. 어린 청계 닭을 처음 보았을 때도 지금 병아리들처럼 색이 검은색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상자 뚜껑을 열었을 때 병아리들의 목이 좀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병아리들에게서 약간의 촌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러나 당연히 청계 닭을 준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병아리값이 얼마야? 닭 주인한테 달라고 할 테니 병아리값 많이 받아"
"아니 뭘 닭값을...."
병아리를 가져다주던 동생은 끝말을 약간 흐렸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는 2~3마리만 구입하겠다고 한 것을 5마리 구입으로 늘렸다. 그런데 총 6마리를 갖다 준 것이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병아리를 배로 가져온 것이다. 병아리값 걱정이 살짝 됐다. 왜냐하면 청계 닭은 병아리도 가격이 꽤 비싸다. 그런데 갓 태어난 병아리가 아닌 이제 어느 정도 자란 병아리이니 가격이 더 비쌀 거라고 생각이 됐다.
닭 주인은 병아리들을 유심히 보았다. 그러더니 " 청계가 아닌 것 같은데"라고 이야기를 했다. "청계지 뭐가 청계가 아니야 닭 색이 같잖아" 그렇게 대답을 했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거 청계 아니야 화순맞닭이야"
"화순맞닭도 있어?"
"알도 잘 낳고 잡아먹어도 맛있는 닭이야 엄청 크게 자라 "
그러고 보니 병아리 상자에 화순맞닭 이라고 크게 글씨가 쓰여있었다. 닭의 종류가 청계도 있고 맞닭이라는 닭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앍았다.
청계인 줄 알고 병아리값 걱정을 하다가 맞닭이라는 이야기에 돈을 많이 내야 할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안심이 됐다. 그런데 맞닭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처음 병아리들을 보면서 느낀 행동이 이해가 됐다.
청계 닭은 자기 밥그릇을 엎지 않는다. 자기 물그릇을 넘나들지 않는다. 청계 닭을 유심히 살펴보면 털에 윤기가 자르르르 흐른다. 전체적으로 귀족 티가 나며 고급스럽다. 그런데 화순맞닭 병아리들은 밥그릇을 엎고 물그릇에 발을 담그기도 한다. 맞닭 병아리들은 청계 닭들에 비해 시골 촌닭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청계 닭들도 처음 시골로 내려왔을 때는 어리바리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닭털도 그렇게 윤기가 흐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마 시골 닭장에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서 온몸에 귀티를 바르게 되었는지 모른다. 화순 맞닭 병아리들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면 청계들처럼 귀티가 흐를 것이 분명하며 크기도 더 크게 자란다고 하니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가 된다.
그런데 청계 닭들아 알은 언제 나아줄 거니? 안 나아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잘못될 수도 있단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멋진 청계 닭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수탉이 도도하고 귀품이 있게 보였다. 요즘은 암탉의 닭털이 윤기가 반지르르한 게 온몸에서 부티가 좔좔 흐른다
사실 청계 닭 두 마리가 살고 있는 닭장에 병아리를 더 키우려고 생각한 것은 암탉이 알을 아직 낳지 않고 있어서 이다. 수탉은 여러 마리의 암탉을 거느린다고 하니 어떻게든 잘 키워서 달걀을 얻어보고자 하는 속셈으로 병아리들을 더 데리고 온 것이다. 물론 암탉 병아리여야만 한다. 그런데 아직 성별 구분이 확실치는 않다. 알을 낳지 못하면 잡혀 먹힐지도 모른다. ㅎㅎㅎ
병아리들은 이 비밀을 알고 있으려나 어서 자라주렴 맞닭이든 청계 닭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단다. 어서 자라 알을 낳아주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