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은 알을 낳을 수 있는 것일까?"
"혹시 수탉이 아니라 암탉인 것은 아닐까?"
혹시 암탉이 알을 낳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다못해 수탉의 정체성까지 의심할 정도였다. 닭이 알을 낳기를 기다린 지 벌써 2개월째이다. 보통 6개월이 되면 닭은 알을 낳을 수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탉이 울기 시작할 때부터 청란을 기다렸다고 해도 될 것이다. 청계 닭을 키울 생각을 한 것도 청계 닭이 낳은 계란을 먹기 위해서였다. 시골까지 매주 닭들 걱정으로 내려온 것도 청계 닭들이 낳은 알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주말을 시골에서 보내려고 내려왔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병아리들이 무사한가 이다. 주중에 이 빠진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하며 달들의 안부를 물었더니 닭장에 닭들이 한 마리도 없다고 알려주었다. 산에서 산짐증이 내려와 닭들을 다 잡아먹어 버렸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 빠진 할아버지는 약간 양치는 소년 기질이 있었던 것이다.
시골에서는 닭장 문이 조금이라도 소홀한 틈이 있다면 들고양이뿐만 아니라 산짐승들이 밤에 내려와 닭을 물어갈 수도 있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이 빠진 할아버지 닭들도 닭장의 허술한 틈을 타 어느 야밤에 키우던 닭들이 한 마리도 없이 사라져 버린 적이 있었다. 들고양이 일지 혹시 산짐승 일지 그것은 알 수가 없다.
시골집 마당에 차를 주차하고 가장 먼저 닭장 문을 열어보았다. 닭 장안에서 내 눈을 사로잡는 것은 작고 동그란 하얀 달걀 하나였다. 알을 낳으라고 놓아둔 상자는 바닥에 던져져 있고 청계들이 늘 올라가 있는 장위에 계란을 낳은 것이었다. 어딘가에서 환희의 축하 팡파르가 울려 퍼졌다. 그토록 기다리던 계란을 청란 1호를 낳아준 것이었다.
지난주 암탉의 모습이 나의 주의를 끌었다. 암탉은 땅에 쭈그리고 앉아서 발로 땅을 저어대며 안락한 자리를 만드는 듯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암탉에게서 볼 수 없었던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드디어 암탉이 알을 품는 연습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 알을 낳기 위해 편안한 집을 만들기 위한 연습이었던 것이다. 물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 알을 낳았지만 말이다.
닭 주인에게 알을 낳은 사실을 알렸다. 닭 주인은 엄마에게 청란 1호를 생계란으로 드리라고 했다. 청란 1호의 운명은 엄마에게 바쳐지게 되었다. 청란 1호는 숟가락보다 작은 사이즈였고 계란을 깨트리니 노른자가 황금처럼 빛이 났다. 도도녀가 낳은 청란 1호는 엄마의 입속으로 스르르르 넘어갔다.
청계 닭을 키우는 지인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자신이 키우는 청계 닭이 낳은 계란은 메추리 알만하다고 했다. 우리 도도녀의 알은 다른 집 청계가 낳은 청란 1호보다 사이즈도 엄청 컸던 것이다. 지금껏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우리 집 수탉은 암탉이 아니라 수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암탉도 알을 낳을 수 있었다. 그것도 다른 집 알보다 더 크고 영양분이 가득한 황금알을 낳는 닭이었다. 황금알을 낳은 도도녀는 이제 백작부인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