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쓸지 독으로 쓸지는 대비마마께 달렸지요"
궁중드라마 슈륩에서 중전마마로 활약중인 김혜수가 대비마마에게 천남성 열매를 선물로 주며 하는 대사이다. 천남성 열매는 그냥 먹으면 독이되기도 하지만 약으로 쓰면 그 효능이 탁월하다고 한다. 약으로 쓰일때는 몸에 이익이 되지만 그 약이 도리어 독이되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엄마의 고관절에 갑자기 발생한 염증의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을 했다. 1년전 염증이 발생되었을때 담당의사는 골치아프게 됐다며 항생제 처방을 했고 앞으로 또 염증이 생기면 항생제를 맞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 항생제도 더이상 들지 않게 되었을때 해가 바뀌고 담당의사는 은퇴를 하고 새로운 의사가 담당이 되었다. 은퇴한 의사가 엄마의 연세도 있고 하니 수술은어렵다고 했다고 하니 바뀐 의사는 자신도 수술은 쉽게 결정 할 수 없고 염증을 밖으로 빼내며 지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마지막에 염증으로 인해 고관절이 탈골이 되면 그때 고관절을 빼내고 사시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렇게 엄마는 매주 두번 이상씩 집앞의 정형외과를 다니며 고관절 염증 수술 같은 처치를 받으며 지냈다. 그러던 것이 여름이 지나고 바뀐 담당의가 미국 연수를 가고 다시 새로운 의사가 배정 되게 되었다. 새로운 의사는 지금껏 상황을 전해 듣고도 수술을 해보자고 했다. 망설이는 나에게 가족들과 상의해 보고 보호자가 수술 결정을 하면 다시 내원을 하라고 했다.
두주이상을 망설이다 수술을 결정하고 입원을 했다. 내가 얼마나 맘을 조렸더니 신경성 두통은 떠나지 않았고 오줌소태까지 걸리고 말았다. 엄마의 수술은 열어봐야만 수술의 크기를 결정 할 수 있는 최선이 될 수도 있고 최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중간에 걱정하는 나를위해 나온 담당 의사의 입에서 다행히 호전적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막상 열어보니 인공고관절에는 염증이 없는 듯 하고 위와 아래 인공고관절을 묶어 놓은 끈에서 움직일때마다 염증을 발생시킨것 같아 염증은 긇어내고 연결끈만 제거 하고 나왔습니다"
엄마의 수술은 최선이 었던 것이다.
그래서 인지 수술을 마치고 나온 엄마는 과거의 인공고관절 수술때와는 달리 괜찮아 보였다. 혹시 극심한 통증으로 선망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런 염려 또한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정신이 맑았다. 의사는 수술후 진행 상황에 대해 다른 환자들보다는 실밥을 뽑는 것도 더 늦게 뽑고 피주머니도 더 늦게 제거 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렇게 퇴원날만을 룰루 랄라 기다렸다.
3주에 걸려 실밥을 모두 제거하고 피주머니만 제거하면 퇴원을 할 예정이었다. 피주머니에서 피는 나오지 않고 핏물같은 물이 나와 걱정하며 의사에게 물어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혈청(혈장? 아리송)이라고 알려주었다. 피주머니를 서서히 제거하려던 중 피주머니에 이틀만에 공기가 차버려 갑자기 피주머니를 제거하게 되었다. 걱정하는 나와는 달리 그것 또한 별일이 아니라고 의사는 말했다. 그말에 다시 이제 피주머니도 제거했으니 곧 퇴원할 날만 기다리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피주머니 제거 하루 후부터 엄마는 갑자기 숨이 가빠했고 손까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힘을 많이 줘서 손이 떨린 거라고 생각했다. 신경과 협진으로도 신경과 의사들이 이것 저것 물어만 보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알고봤더니 폐에 물이 찾기 때문이었다. 페의 물을 빼기 위해 오른쪽폐에 관을 삽일한날 밤 잠을 자지 않고 엄마는 심한 선망에 시달렸다.
폐에서 나온 물은 관을 삽입한지 한시간도 안 되어 하루 할당량을 다 채워 버렸고 다음날 부터는 핏물만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폐의 물은 더이상 차지 않은 줄 알았다. 그런데 페의 관을 이동해서 뚫어서 물을 빼내야 한다는 것이다. 관을 이동하기 위해 시술을 들어간 엄마는 양쪽폐에 관을 삽입하고 나왔다.
그날밤 또 다시 선망에 시달리는것은 아닌지 두려웠다. 이동해서 관을 삽입했다는 오른쪽 폐에서 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피가 계속 쏫아져 나왔다. 한시간도 안되어 하루 분량을 채워 버렸다. 그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줄알았다.
대변을 보고 물을 내리려는데 엄마의 변이 이상했다. 색이 진하고 물에 피가 조금 섰여 있어 보였다. 변비로 고생하는엄마를 위해 집에서 변비약을 먹여서 변색이 더 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치질 때문에 피색이 보이는 거겠지 라며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도 대변에 피가 보였다.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처음 변이 이상한 날 이야기 하지 않았냐며 걱정스러워했다.
당장 엄마를 중환자실로 옮겼고 수혈을 받아야만 했다. 수혈을 받고 난 후 갑자기 엄마는 경기를 했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렇게 두려운 며칠이 시작되었다. 입으로 들어가는 물과 식사는 금지 되었고 먹던 약도 모두 먹지 않게 되었다. 그저 수액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그런와중에도 매일 폐의 물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으러 가야했다.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에게 매일 엑스레이를 찍는 자세는 무척 고통수러웠다.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니 조심히 매일 잘 탁드려요"
매일 엄마의 침대를 엑스레이실로 밀어 넣으며 기사님들에게 부탁했다.
시티를 찍고 응급으로 위내시경을 했지만 출혈 부위를 찾아내지 못해 안심을 했다. 그러나 엄마의 엄마의 피똥은 계소규 되었고 다시시티를찍어야만 했다. 협진으로 온 소화기내과 의사는 담낭(다른부위일수도)에 염증이 있고 사이가 좁아진 것 같지만 그것으로 수술을 할 상황은 아니고 CT도 더이상 찍을 수 없다며 조용히 가버렸다. 자세한 영상판독 결과 소장출혈 부위 출혈이 의심된다며 위내시경 시술을 응급으로 시도했으나 출혈점을 찾지 못하고 나왔다.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엄마는 매일 수혈을 받았다. 수혈을 받으며 저녁내내 설사로 피똥을 싸버렸다. 엄마의 피똥은 정말 짜장면 같았다.
엄마가 피똥을 싸게 되자 폐에 물이 차는 것은 걱정거리도 되지 않았다. 폐렴이 있어서 페혈증이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열은 없었고 기침도 하지 않았고 가래도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매일 매일 피똥의 양을 검사하며 위급하게 엄마의 시간은 흘러갔다.
일주일을 굶은 엄마는 이제 대장내시경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장내시경에서도 출혈 의심 부위를 찾아내지 못하면 수술을해야만 하는 상황까지 된것이다. 그렇게 되면 생명이 위급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것이다. 자신의 상황은 알았는지 죽기전에 자식들 모두 보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멀리있는 자식들과 엄마의 소식을 알리지 않은 조카와 이모들에게까지 엄마의 상황을 알려야만 했다.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선생님이 추천해서 수술을 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보호자보고 결정하러고 했잖아요" 나의 호소에 냉담한 의사의 대답만 돌왔다.
엄마의 수술을 반대한 오빠는 너때문에 엄마 돌아가시게 생겼다며 장례준비룰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 까지 나왔다. 사실 그 말을 부인 할 수 없는 상황 까지 이른 것이다
위급한 상황에 나는 지인들에게 중보기도를 부탁했다. 친구목사님은 엄마를 위해 매일 기도를 해주었다. 그런 주말 언니가 내려왔고 권사님인 언니의 기도를 받고 하나님의 은헤로 엄마의 출혈은 멈추었다. 더이상 피똥을 싸지도 않았다. 그리고 다시 엄마는 일반병실로 옮겼고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이 몸은 호전되기 시작했다. 대장내시경 후에도 대장의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폐의 물도 더이상 차지 않아 삽입한 관도 쉽게 제거를 했다. 그렇게 쉽게 퇴원 후 집앞 병원으로 전원을 해서 3일 정도 항생제를 더 맞고난 후 병원생활을 마치게 되었다.
엄마가 먹고 있는 약의 종류는고지혈증 당뇨약 통증약 치매약 위보호제 그리고 혈전용해제 약이다. 혈제용해제는 피를 묽게 해주어 흐름을 좋게 해주기도 하지만 출혈이 발생했을때 그 출혈이 잘 멈추지 않기때문에 수술을받는 환자들은 꼭 병원을 갈때면 자신이 먹는 약을 알려주어야 한다.
인체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하는고관절 수술 후 피주머니가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 물이 폐로 간것은 아닐까 생각 해 보았다. 그리고 폐에 관을 삽입 하면서 잘 못 찌른 것이 피똥을 싼 원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 (나의 질문에 의사는 혈관이 그렇게 흐르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
의사가 정확히는 알려주지 않은 폐에 물이차는 이유와 피똥을 싼 이유이다.
엄마의 폐에 물이 차는 이유는 수술 후 수액을 맞을 경우 수액부작용 폐에 물이 차기도 한다는 것이다.
엄마가 피똥을 싼 이유는 바로 약 과다 복용때문이었다. 병원 입원시 수술을 한 엄마는 엄마가 먹는 약 이외에 항생제도 하루에 세번씩 맞고 있었고, 무통주사를 끝내고 통증약도 하루 세번씩 맞고 있었다. 그 외에 알약으로 먹는 통증약도 집에서 먹던 것보다 두알이 더 늘어서 복용하고 있었다. 소장이나 대장 출혈이 의심되었던 것이 통증약의 과다 복용 때문에 소장이나 대장 어딘가에서 출혈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혈전용해제 복용은 피가 멈추지 않게 했던 것이다.
몸을 좋게 하기 위해 복용한 약들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약들도 언제가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생각해본적이 없이 먹고 있던 약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약으로 쓸지 독으로 쓸지' 잘 알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