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정형외과 병동에 입원을 했다. 하얀 환자복을 입고 엄마는 병실침에 누워있다. 더 이상 이 하얀 가운을 입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시 입고 있다.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은 하얀 머리 하얀 마스크 하얀 가운 하얀 침대 분홍 이불만이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표식이다.
11월 초 수요일 갑자기 상처의 다리에 부종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어오른 상처의 크기가 심상치 않아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가까운 병원으로 모시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물이 차이 있었다. 그런데 검사를 하고 나니 균이 생겼고 그 균이 번식을 한다는 것이다. 일단 항생제 주사를 맞기 위해 매일 병원으로 출근을 했다. 항생제로 좋아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만일 항생제가 듣지 않을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근대던 심장이 멈추질 않았다. 하나의 사건이 얼마나 예상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지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악의 상황으로 인도할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먼저 찾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대학병원으로 다시 검사를 받기 위해 외래를 왔다. 걱정스러워하는 노 원장님의 진료를 받으며 수술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최대한 항생제 치료를 하기로 하며 입원을 결정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 음성결과가 나오길 기다렸다. 저녁 6시경 음성결과를 받고 짐을 싸들고 병원으로 입원하려고 하는데 엄마는 불안감에 울면서 병원에 가는 것을 거부한다. 내일 아침에 가자고 하는 것이다. 그런 엄마를 달래고 얼래고 하며 병원으로 짐을 들고 입원을 했다.
피검사 항생제 반응 검사 엑스레이 시티 또 피검사 밤 12시부터 시작된 검사를 마치고 수액을 맞고 있는 링 거루를 끌고 검사실로 병실로 화장실로 반복하는 사이 아침이 다가왔다. 혈액검사 결과를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지인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아무 일이 없기를 더 이상 나쁜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늘 간절히 바라고 바라면서 말이다. 현주가 기도해준 기도문이 위로가 되는 새벽이었다.
밤사이 엄마의 병실을 지키며 이 엄청난 상황을 또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 두려움에 떨어보았다. 그러나 아침이 되니 엄마는 병원에 입원을 했지만 어제와 별다른 나쁜 모습이 아니다. 부종이 있는 곳의 부위를 빼고 통증도 그대로 정신도 그대로 그것으로 감사가 된다. 함께 있는 이 시간이 감사가 된다.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까 고민하기보다 오늘 상황에 감사하며 엄마와 보내기로 하자. 오늘 하루 이 하루가 소중하 하기 때문이다. 내일을 두려워하기보다 오늘에 감사하며 오늘 행복하기로 하자 다짐해본다.
하얀 머리의 할머니가 하얀 마스크를 쓰고 하얀 병실 침대에 누워있다. 그 위에 분홍 병원 이불이... 눈부시게 밝아 눈물이 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