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회색도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약산진달래 Oct 17. 2023

하얼빈 역에 두고 내린 00가방

"큰일났다  가방을 택시에 놓고 내렸어"

택시가  눈앞에서 떠나는 그 순간 차안에  여권이 든 가방을 놓고 내리는 것을 알아챘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두근 두근 심장의 박동수는 멈출수 없을 것 만큼 치솟아 올랐다. 손에서 부터 시작된 불안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곳은 한국여권이 돈이 되는 곳 중국, 그것도 하얼삔 기차역이다. 택시에 놓고 내린 가방안에 든  여권은 무려  총 12개다.지금 의사와 간호사 들을 모시고 단기의료선교팀으로  하얼삔에 와있었다. 기차를 타고 흑룡강성 어느 조선족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막 도착한 것이었다.  열두명의 여권을 분실했으니 모두  아무일도 못해보고 중국에서 미아가 될판이었다. 

중국에서 한국여권은  값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눈뜨고 코베어가는 곳 중국 그곳도 하얼삔 기차역에서 여권을 '가져가세요' 하고  자진납세 한 셈이니 엄청난 대형사건을 저질러 버렸다. 

내가 가방을 놓고 내렸다는 말을 듣자 마자 우리팀을 중국에서 인도하던 선생님은  택시승차장으로 가보자고 했다. 

택시 승차장에는 한대의 택시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사람만  태우면 바로 출발할   택시는  바로 내가 가방을 놓고 내린 택시였다. 다행히 팀원들의 여권이 든 가방을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규정상  팀원들의 여권은 모두  팀장이 보관하기로 되어있었다. 내가 택시에 팀원들의 여권이 든 가빙을 두고 내린 엄청난 사건 이후 여권은 각자 보관하는 것으로 단기팀 규정은 바뀌게 되었다. 그당시 나는 11명의  의료진을 이끈 단기팀 팀장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