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매일 통증약을 드셔야만 한다. 오늘도 통증약을 찾으셨다. 아침에 한알 저녁에 한알 드시기도 하시고 아침 점심 저녁마다 드시기도 하신다. 어쩔땐 한밤중에 일어나 약을 찾기도 한다. 엄마의 통증의 강도가 얼마정도인지 판가름하기도 힘들다. 그러다가도 정말 심한 통증은 잘 참아내시는 분이시다.
나는 될 수 있는 한 하루에 한알만 드시게 하는 중이다. 아침에 통증약을 드시겠다고 하자 못참겠냐고 내가 물었다. 참을 수 있다며 저녁에 먹겠다고 했다. 그런데 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있던 엄마가 갑자기 통증약을 찾았다.
엄마에게 통증약은 노동약이었다. 일을하면 아프다고 하자 바로 마늘캐러 가는 것을 포기했던 엄마지만 어쩌면 꿈속에서 호미로 마늘을 캐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늘캐는 철도 아니지만 엄마는 시골에서 지내실때 이렇게 볕좋은날 마늘을 캐러 가셨겠지. 그 마늘을 까서 자식들에게 보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