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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Feb 16. 2024

엄마의 커피 타임

아침을 먹고 밥상을 치우려고 하면 바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커피"

정확한 단 한마디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봉지커피 한잔을 컵에 붓는다. 커피향이 프림향과 함께 코끝을 자극한다.

뜨거운 물을 잔에 붓고 소록록 올라오는 연기를 마셔본다. 입속까지 커피향이 스며들어 침을 삼킨디ㅏ.

"엄마 커피마셔"

"뜨겁다. 식으면 묵을란다"

뜨거운 커피는 책상에 놓여 식기를 기다린다. 그 시간 나에게는 커피의 유혹이 시작된다. 늘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해 커피를 타고 만다. 엄마를 기다리는 커피도 모두 식었다.

"엄마 짠하고 커피 마시세"

"짠"

엄마의 커피잔과 나의 커피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힘찬 하루의 출발을 알려준다.

물을 마시라고 하면 켁켁 거리며 사레가 들리는데 커피는 늘 호호록 어느틈에 빈잔이다.

엄마의 커피타임 하루중 가장 여유롭고 평화로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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