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밤하늘에 불꽃이 화려한 조명을 켜며 어두운 바다로 쏟아지듯이 떨어진다. 아이들은 떨어지는 불꽃을 잡으려고 밤바다를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불꽃의 향연이 끝나지 않도록 폭죽에 불을 붙였다. 모두 불꽃의 매력에 빠져드는 여름밤이다. 끝없이 모래가 펼쳐진 해변에서 보낸 즐거운 여름밤의 풍경이다.
한낮의 모래사장은 이방인들의 것이다. 그들은 한여름의 태양과 맞짱을 뜨며 바다의 차가움에 빠져들다가 어두움이 내려앉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 한낮의 열기를 이어간다.
이곳에 뿌리를 두고 뿔뿔이 흩어졌던 우리 가족들은 여름밤이 되어서야 삼삼오오 해변으로 모여들었다. 아이들과 함께한 찰나 같은 여름밤의 축제가 끝나자 가족들은 모두 새로 생긴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민박도 같이 하고 있어서인지 카페 옆에는 작은 풀장이 있었다.
여름밤과 이국적인 분위기에 여자들은 빠져들었다. 모두 커피잔을 들고 풀장 옆의 하얀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들은 풀장에서 장난을 치고 놀았다. 그런 아이들을 남자들은 지켜보고 있었다.
"이곳이 언제 이렇게 세련되게 변했지"
"내년 여름에는 우리도 가족들과 함께 방을 빌려서 놀러 오자"
"여름휴가로 올마다 시골집에만 있었는데 그것도 좋겠어요."
여자들은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커피를 다 마신 우리 가족들은 다시 삼삼오오 뿔뿔이 흩어져 타고 왔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처럼 찰나 같았던 한 여름밤이었다. 해변에서 나누었던 여자들의 수다는 그날의 즐거움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 이후 가족들은 다시 함께 모일 수 없었다. 그 여름밤 해변에서의 약속은 언제쯤 지켜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