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우리에게 허락하는 침묵과 쉼에 대하여
(이미지출처 : pixabay)
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말을 덜 하게 된다.
의식해서 줄이는 것도 아니고,
관계가 멀어진 것도 아니다.
그저 말이 자연스럽게 짧아진다.
여름의 말은 길다.
불필요한 설명이 붙고,
농담이 덧붙여지고,
말이 말 위에 얹힌다.
말은 공기처럼 흘러 다닌다.
하지만 겨울의 말은
온도를 가진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는
말도 오래 머물지 못한다.
필요한 만큼만 나오고
그 이상은 삼켜진다.
그래서 겨울의 대화는
내용보다 '간격'이 먼저 기억난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흐릿한데,
말과 말 사이의
잠깐의 침묵은 또렷하다.
그 침묵은 불편하지 않다.
서둘러 채울 필요도 없다.
말이 없다는 사실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상태.
겨울만이 그런 상태를 잠시 허락한다.
말이 줄어든 자리에
쉼이 남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성립되는 순간.
겨울은
사람을 외롭게 만들지 않는다.
다만
말을 쉬게 만든다.
그 정도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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