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서 살찐 채 발견
“어디서 라면 냄새나는 것 같지 않아?”
- 그래? 그럼 같은 냄새나는 걸로 달라고 할까?
시공간을 초월하는 돼지력으로 시작된 고도 10363m 타슈칸트 상공에서 즐기는 신라면 타임. 뜨거운 물을 부어 열기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입구를 막아서 준다. 온전히 스프는 내 취향껏 조절해서 넣는다. 덜 익은 면발을 허겁지겁 입에 밀어 넣기 싫어서 숨죽이고 기다린다. 오랜만에 국적기 버프를 받아 호사를 누린다. 낮 비행의 낯선 매력을 느낀다. 뭉실뭉실한 구름 속에 파묻혀서 포근하고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줄 알았는데, 현실은 비행기 안에 창문을 모조리 닫아서 어두컴컴한 기내뿐이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먹고 자는 단조로운 행위만 허용됐다. 아마도 씨에스타(낮잠)와 먹부림을 한바탕 즐기고 나면, 파리 공항에서 살찐 채 발견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