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튀김을 일본말로 번역하면? 덴푸라, 후라이, 아게모노, 가츠
한국에서 튀김은 그냥 ‘튀김’이다. 튀김을 일본어로 번역하면 ‘아게모노(あげもの)’ 정도 된다. 아게모노는 튀김을 포괄하는 ‘튀긴 음식, 튀김류’ 일체를 얘기한다. 일반적으로 튀김은 ‘덴푸라(天ぷら)’도 되고 '카라아게(からあげ)'도 된다. 그게 다 가 아니다. '후라이(フライ)'도 튀김이고 ‘가츠(カツ)’도 튀김의 한 종류다.
일본은 튀김의 천국
일본에서는 왜 이렇게 다양한 튀김이 있을까. 실제로 일본 사람들은 튀긴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간단하게 먹는 도시락인 벤토(弁当)에서도 튀김은 언제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도 지지고 볶고 튀긴 음식이 대부분이고 일본은 얘기했듯이 튀김의 천국이다. 딴 얘기지만 한국에서만 튀김 요리가 그렇게 발달하지 못했을까. 한국이 가장 기름이 귀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론도 해본다. 물론 중국은 유통의 내륙 지방이 발달해서 보다 보존성이 좋은 튀김류의 음식은 기호가 아닌 필요에 의해서 발달했을 것이다. 일본은 기호 쪽이 아닐까 싶다.
도쿠카와이에야스는 튀김 때문에 죽었다?
에도(江戶) 막부 시대를 연 도쿠카와이에야스(德川家康)도 과하게 먹은 도미튀김이 위장장애를 일으켰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도쿠카와를 다룬 대하소설에도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일본도 원래 기름이 귀해서 튀긴 음식이 발달한 건 아니었다. 튀기는 방식의 요리법이 대중화된 것은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선교사들이 17세기 후반 일본에 들어오면서부터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덴푸라라는 말의 어원을 포르투갈 텐페라(기름에 튀긴 것)에서 찾기도 한다. 일본은 사면이 바다여서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해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신선하게 튀겨 먹는 덴푸라가 발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덴푸라, 카라아게, 후라이, 가츠는 어떻게 다를까.
덴푸라와 카라아게와 후라이와 가츠의 차이는?
덴푸라는 최고급 재료를 계란이나 밀가루 반죽으로 튀기는 것이다. 재료는 주로 신선한 해산물이나 야채류다. 튀김의 유래가 선도가 떨어지는 재료를 오래 먹기 위해 발달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다.
덴푸라는 직접 자리에서 최고급 신선 재료로 가볍게 튀겨낸다. 덴푸라는 그래서 튀김옷이 하얗고 가격은 매우 비싸다. 스시, 우나기 등과 더불어 대표적 일본 음식이면서 호사스러운 음식이기도 하다.
카라아게는 닭튀김이다. 다른 튀김에는 쓰지 않는다. 밀가루 반죽을 안 입히거나 살짝만 입혀 노릇하게 튀겨낸다. 가격도 저렴하고 어디가나 다 있다. 집에서도 튀겨낸다. 가장 서민적이고 대중적이다. 튀김옷이 얇으니 칼로리도 비교적 낮다.
후라이는 주로 새우튀김, 굴튀김, 전갱이튀김 등에 한정해서 쓴다. 새우튀김은 에비후라이고 굴튀김은 가키후라이다. 튀김옷을 두껍게 입히고 빵가루까지 묻혀서 튀겨내는 게 후라이다.
가츠는 주로 돈카츠, 멘치카츠처럼 독립적으로 쓰이지 않고 붙여 쓴다. 소,닭,돼지 같은 육류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 일본은 가히 튀김의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