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나를 밝히는 육아

by 이상필

해질녘이 되면 도시에 그리고 도로에 가로등과 함께 불빛이 하나둘씩 켜집니다.
그 불빛들은 해가 지더라도 우리를 어둠으로부터 지켜주고 지속해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유주 친구네 가족들과 함께 숲 체험장으로 나들이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나무 밑에 텐트를 치고 준비해 온 과일과 주문한 음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대화도 나누고

아이들과 함께 넓은 숲을 산책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저녁 무렵 유주가 하늘을 가리키며 구름을 보라고 했습니다.

도시 위에 펼쳐진 양떼구름 뒤에 분홍진 노을이 예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숲을 즐기던 시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고 저희도 자리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정리하는 동안 엄마와 아이들을 가방과 함께 먼저 차에 데려다주고 다시 텐트를 정리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숲에는 그 사이에 어둠이 내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핸드폰 손전등에 의지하여 한 손으로 텐트 줄의 매듭을 풀도 텐트를 접어 가방에 넣고 하는데

보통 힘든 일이 아녔습니다.

겨우겨우 뒷마무리를 짓고 어두운 숲길을 따라 주차장에 도착하니 가로등의 불빛이 정말 의미 있고

값져 보였습니다.
그리고 빛이 없는 곳에서 순식간에 찾아온 어둠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때론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이 어두워져 무기력해질 때면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상황에 육아를 할 때면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마음의 빛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럴 때 옆에 함께 있어주는 가족은 나의 마음에 빛을 밝혀주는 고마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해맑게 웃어주고 예쁘게 다가와주는 딸은 무슨 이유에서든 어두운 저의 표정을 웃을 수 있게 해주는

빛이 있습니다.

어두운 마음에 올바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마음의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아내는 다가와 제가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빛이 되어줍니다.

때가 되면 켜지는 거리에 수많은 빛들이 있었기에 빛이 없는 곳에 어둠이 순식간에 드리워진다는 것을

잊고 살았습니다.
만약 지금 내게 빛을 밝혀주는 사람이 있지 않았다면 너무나도 빠르게 몰려오는 어둠에

날마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