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

바닷속 하늘

by 이상필

평소 물 속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 사람이 생활하는 땅에서 내려다보는 곳, 늘 이렇게만 인식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깊은 물속에도 우리가 밟고 살아가는 땅은 물에 잠겨 있을 뿐 존재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고 저희 가족은 일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에 다녀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아쿠아리움에 종종 다녔던 유주는 상어를 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 올라탔습니다.
유주는 용케도 아쿠아리움의 구조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상어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예전에는 엄마 아빠를 따라 하나씩 바닷속 친구들을 살피며 관람하던 유주였는데 이제 관심 없는 것들은

쿨하게 패스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마침내 수중 터널에서 작은 상어를 발견한 유주는 발걸음을 멈추고 오랫동안 상어를 구경했습니다.

상어를 구경하다 위를 올려다보니 많고 다양한 바다 동물들이 머리 위를 헤엄치며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널찍한 지느러미를 흐물거리며 헤엄치는 가오리, 앞발을 팔랑거리며 헤엄치는 거북이,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 큰 몸집으로 유유히 물속을 떠다니는 상어.
그 광경을 밑에서 목격한 저는 물고기들이 마치 날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 살기 힘든 물속은 힘든 마음과도 같은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종종 마음이 힘들 때가 찾아옵니다.
공허, 혼란, 욕심 등과 같은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다양한 생각들이 불현듯 마음속에서 떠다닐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들은 힘든 마음속에서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사는 땅에서 물속을 보면 물고기들이 그 안에서 헤엄을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속 바닥에 내려가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본다면 고개를 들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보듯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은 땅을 밟고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힘든 마음속에서 드는 생각들은 힘들고 어두운 바닥으로는 이끄는 것이 아닙니다.
물고기와 같이 끊임없이 노력해 바닥에서 떠있게 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은 깊은 물속 바닥에 내려가는 것처럼 힘들기 위함도, 하늘을 나는 것처럼 신나기 위함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오직 우리가 사는 땅을 밟듯 평온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 아이와 함께 하는 매 순간이 그러한 마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