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모두

오랜만입니다

by 글쓰는 아재
탈락.png 인생 다 그런 거지 뭐, 그렇지 않습니까?




반년의 역경을 딛고 끝내 이직에 성공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일.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 더 어려운 일을 맡아 해내는 일. 원하던 조건에 부합하는 곳으로 왔지만, 마냥 웃기는 어렵다.


더 넓은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더 많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혼재할 테고,

더 다양한 사람 중에는 좋은 사람만큼 나쁜 사람도 있을 거고,

더 어려운 일은 그만큼 희생이 필요할 테니까.


도전은 고통이 뒤따른다는 걸 알면서 또 막상 새로운 환경의 두려움에 눌려 바보 같은 짓을 한다. 쯧쯧, 겁 많고 멍청한 한심한 인간. 소심과 우매의 합작품을 인간 본성의 특징이라 둘러대는 꼴이 볼썽사나워 똑바로 고개 들기도 부끄럽다.


다행히 희망의 폭이 더 크다. 적응의 동물을 넘어 적응 기계 수준인 특수 능력은 잘 작동하고 있으니까. 이제 겨우 20일 지났음에도 마치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사람 같다. 타인도 본인도 그렇게 느껴 서로 헷갈리게 만드는 이상한 능력. 일종의 마술 같은 건가? 뭐, 어쨌든.


이것저것 요리조리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속에서 굴러다니느라 글도 책도 반년의 공백이 있었다. 그만큼 인격이 깎인 듯한 느낌은 흠, 이건 일종의 강박인 건가? 아니면 대충 살면서 남의 탓이라며 떠넘기는 건가? 그것보단 사색의 시간이 부족해서인가?


뭐, 어쨌든. 잘 모르겠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일도 글도 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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