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데, 제 시간 입니다만
재택근무. 퇴근 후 한강에서 달리고 오니 부재중 전화 2통, 장문의 카톡 메시지 2개다. (한강 갈 때는 스마트폰을 안 가져간다) 전화와 문자메시지 주인공은 팀장. 도무지 시간에 대한 개념이라곤 없는 사람이다. 분명 내 시간의 소유권은 나한테 있을 텐데, 왜 자꾸 내 시간을 뺏으려고 하는 건지. 국회의원은 일 안 하고 뭐 하는지 모른다. 시간 좀도둑이 판을 치는데, 법을 만들어야지. 아 참, 그분들은 시간 대도였지.
학생 때, 영화 ‘인 타임’을 보면서 생각했다. SF 영화구나. 참신한 아이디어구나. 시간이 돈이라니.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의 시간을 착취해 영생을 누리다니. 저런.
그 영화는 현실이었다는 걸 아르바이트하면서 깨달았다. 시급은 내 시간을 파는 거구나. 그랬구나. 부자들은 타인의 시간을 사는 게 가능하구나. 회사에 취직하고 더 나쁜 상황에 직면했다. 내 시간을 대가 없이 강탈당할 수도 있구나.
더 소름 돋는 건,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더 나쁜 놈이 된다는 거다. 저 자식은 시간을 순순히 내어놓지 않는 개념 없는 악질이야. 도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야. 어이쿠 내가 범죄 조직에 내 발로 들어왔구나. 그랬구나.
그나저나 전화랑 문자메시지 다 무시했는데, 내일 또 무간지옥 문이 열리겠구나.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