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동물은 무엇인가요
반려동물은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다. 외국 어디선가 연구했다고 하고, 개 박사 아저씨도 그렇다고 하지만, 정확한 근거는 없다. 그런데 아버지 동물병원에 있어 보면, 왠지 틀린 말 같지 않다. 날카로운 성격의 주인과 날카로운 개, 무던한 주인과 무감각한 개, 소심한 주인과 겁 많은 개, 등장부터 시끄러운 주인과 더 정신없는 개.
그러고 보면 우리 집 고양이도 나와 많이 닮았다. (부모님 집에 있지만, 새끼 고양이 때부터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도무지 공격성이 없어 보이는 늙은 개 같은 고양이다. 동네 사람 누가 만져도 무감각, 누가 괴롭혀도 무감각, 아무 데서나 머리만 대면 취침, 사는 둥 마는 둥.
그런 녀석도 아주 드물게 짜증 낼 때가 있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 때다. 초면에 배를 만진 다던지, 자는데 괴롭힌다든지. 무례함이라니. 짜증 내는 타이밍마저 나와 비슷하다. 나와 닮아서 그런지,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다.
가끔 사람들과 그에 어울리는 동물을 상상해보곤 한다. L 부장은 약삭빠른 프렌치 불도그, S 과장은 나사 몇 개 빠진 치와와, N 차장은 성깔 사나운 몰티즈, A 과장은 정신 놓은 비글, C 주임은 곰 같은 말라뮤트, R 대리는 순수하고 밝은 사모예드, Y 대리는 새초롬한 페르시안 고양이.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프로그램처럼 개통령 아니, 사람통령 한 분 사무실에 모셔서 함께 행동 치료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그럼 회사가 좀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