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교만할 자격이 있을까?
하나.
10년 후배라니. 까마득하다. 하는 일은 모두 어설퍼 보인다.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한다. 갑갑해서 속에 천불이 난다. 마냥 어린아이 같다. 저 친구가 나처럼 성장하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매사 못마땅한데 말대꾸까지 한다. 어디 까마득한 후배가 버릇없이 선배한테 대드나.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세상이 미쳐서 어린 애들이 미치는 건지, 어린 애들이 미쳐서 세상이 미치는 건지. 쯧쯧. 저 친구들도 어른이 돼야 내 심정을 이해하겠지.
다른 하나.
지구 나이 약 46억 년 중 인류가 존재한 시간은 짧다. 46억 년을 하루로 환산하면 인류는 하루의 끝 불과 몇 초 전에 출현했다. 그 몇 초에 인류 역사 전체가 진행됐다. 호모 사피엔스부터 약 35만 년이다. 그렇다면 10년은 얼마나 짧은 시간일까?
나와 후배의 차이는 찰나의 순간일 뿐이다. 차이를 직선 위에 점으로 표현하면, 한 점 위에 있는 수준이다. 그토록 짧은 차이에 내가 얻은 경험과 지식이 도대체 얼마나 우월할까? 그 차이에 인격의 성숙도는 얼마나 깊어질까?
고작 10년, 짧은 순간. 그만큼 더 살았다고 존경받아야 하나? 왜? 그 순간 동안 발전한 게 없는데? 여전히 이 자리에 머물러 있는데? 혹시 깨달음을 얻어서 성인이라도 되었나? 그만큼 더 살았다고 후배를 업신여길 수 있나? 왜? 무슨 이유로?
또 다른 하나.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우주에서 보면 먼지보다 작은 하찮은 존재다. 관점의 차이. 관점은 마음의 눈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 마음의 눈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