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어렵다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치료법
새로운 만남은 어렵다. 직장 동료든, 친구든, 소개받은 여자든. 어떤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제 종일 준비한 말은 꺼낼 타이밍을 찾을 수 없고, 상대방이 하는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도리가 없다. 어렵게 꺼낸 유머는 냉기만 더할 뿐, 입방정을 반성하며 애꿎은 이불만 걷어찬다.
말재주, 카리스마, 유머. 어렵다. 이 능력을 다 갖춰야 할까? 대체 언제 훈련해서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학원이라도 다녀야 할까? (실제로 소개팅을 위해 스피치 학원에 다니는 사람을 본 적 있다 세상에)
평소 말수가 거의 없는데도 재밌는 사람으로 통하는 비결이 있다. 빠른 눈치, 독서량, 참을 수 없는 블랙 유머 욕구. 그중 무엇보다 가장 큰 비결은 집중력이다.
집중력. 어린아이·동료·이성·웃어른 대상이 누가 됐든 온전히 그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대화하는 그 순간만큼은 말이다. 상대는 자신에게 집중해 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재치도 집중력이 필요하다. 유능한 이야기꾼은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고 그 말을 바탕으로 유머를 뽑아낸다. 아무리 말재간이 좋은 사람도 자기 이야기만으로 대화를 재미있게 끌어가기는 힘들다. 대화는 강연이 아니라 함께 하는 활동이다.
재치는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대화가 꼭 상대방을 웃겨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무거운 흐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취향은 다르다. 그 취향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상대에게 얼마나 집중하냐에 따라 달렸다.
집중은 말재주를 이길 수 있다. 소개팅 자리에서 이상적인 상대를 만났다면? 반드시 붙어야만 하는 회사의 면접 자리라면? 말주변이 부족해도, 조금 버벅거린대도,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은 상대방에게 감응을 일으킬 수 있다. 타인은 내 말을 귀로만 듣지 않는다. 상대가 내게 얼마나 집중하는가는 태도와 표정으로 드러난다.
말은 몸짓과 표정을 포괄하는 총체적 활동이며 대화는 말을 이용한 상호작용이다. 작용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느냐는 서로 간의 집중력에 달려있다.
이불은 죄가 없다. 다 내 탓일 뿐. 그렇다면 난 오늘 대화에서 얼마나 집중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