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할 수 없는 마음

어떻게 설명까지 하겠어 그냥사랑하는 거지

by 글쓰는 아재
빛바랜 골목.jpg 마음 한편 뭉근해지는 빛바랜 사진 같은 그런 사람




“그 사람을 왜 좋아하는 거야?”


글쎄. 그걸 쉽게 대답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건 머리가 아니라 마음의 영역일 텐데. 마음의 작용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뭐 굳이 하라면 할 수는 있겠지. 그 사람의 IQ는 128이고, 콧날의 넓이는 6~8mm이고, 눈의 가로길이는 3~3.4cm이며, 키는 180cm에, 통장 잔액은 얼마고,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좋아해요.


너무 외적인 면에 치중했나? 그렇다면 조금 나아가서 내면. 불쌍한 사람을 보면 눈물 흘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깊은 생각을 하며, 넓은 마음을 가졌고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좋아해요.


의문 하나. 좋아하는 요소가 사라지면 좋아하는 마음도 끝나는 걸까? 나이가 들어 외모가 변했거나, 사업을 망해 알거지가 됐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고 편협한 사람이 됐다거나. 그땐 어떡해야 하나. 그때도 그 사람을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사랑이라면 어떨까?”


사랑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사랑은 좋아함보다는 더 높은 차원이니까. 사랑. 사랑. 사랑이라면 그 사람의 부족함까지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내 안에 품을 수 있는 느낌.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서 그 사람으로 구멍을 채우고 또 채워도 허한 느낌. 그런 마음이라면 어떨까.


사랑의 책임. 아픔까지 사랑하는 건 그만큼의 책임이다. 그 사람의 아픔을 나도 겪고 고통받아야 하니까. 아프지 않고 편하기만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음 한편이 저릿하고, 한구석에 항상 그 사람이 차지하고 있어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런 사랑.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무게감.


아득한 수평선 너머 일렁이는 바다를 계속 바라보고 있는 느낌. 뭉근하게 타오르는 화롯불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 그런 느낌. 때로는 크게 일렁이고 크게 타오르지만 사라지지는 않는 마음 혹은 그런 사랑.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런 은근한 마음.


“설명할 수 있으면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니야.”


굳이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나. 좋아해. 사랑해. 이미 그 자체로 완성된 말이 아닐까. 가볍게,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무겁고 어려운 그 말. 어쩌면 영원히 정의할 수 없을 그 말.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 사랑하는 일. 쉬운 일 같지만, 쉽지 않은, 아니 결코 쉽기만 해서는 안 될 그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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