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뇌혈관 조영술 검사를 위한 사흘간의 입원 끝에 나흘째 되던 날 사무실에 복귀를 했다.
사무실 내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 코를 자극하는 향기.
노란 후리지아였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짝꿍이 퇴원기념이라며 후리지아 꽃병을 선물한 것이다.
꽃을 고르고, 후리지아를 선택하고, 꽃병에 꽂아두며 했을
내 생각.
내 시간에 대한 염려.
그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추워서 코끝이 찡해지며 나오는 눈물이라고 한바탕 웃고 넘어갔다. 절대 사소한 일일 리가 없는 그 행동에 사랑과 고마움과 찐한 우정을 담아 나 또한 한 권의 책을 선물했다.
책은 [어른의 품위]를 골랐다.
살면서 보니 나이가 든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더라. 내 부모를 보아도, 세상의 어른들을 보아도.
살아온 시간만큼 켜켜이 쌓인 피, 땀, 눈물.
그리고,
인내, 고난, 통증들이 인생을 만들고 인품을 만드는 것이다.
말과 행동, 태도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무게감.
책에는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내 딸이 어느 날,
믿을 만한 어른을 떠올릴 때
나를 떠올릴 수 있도록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이 생각의 시작이
내 엄마라는 사실이 감사하다.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타인에 모범이 되는 진짜어른.
외형적인 이미지보다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성숙한 진정한 품위.
한 단의 노란 꽃이 선물한 하루에는
진짜 어른으로 발을 내딛는 쉰 살의 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