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禪定)

하루를 위한 하루

by 앤의하루

차창 밖 산길의 모과와 단감이
유난히 선명하다.
가을의 광명(光明)이 비추어

번뇌를 씻겨내었다.

서늘한 바람은 계절을 식히지만
빛은 마지막 잎맥까지 스며들어
미묘한 온도차를 일으키고
모든 형상(形相)을 또렷하게 한다.

잠시 멈춰
온기를 머금은 차 한잔으로

바다의 적요에 마음을 띄운다.

생각의 농도가
서서히 옅어지는 이 오후,
한순간의 고요가
내 안에 선정(禪定)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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