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묶음
어둠이 앞선 저녁
바람을 타고 우설이 내려앉아
누군가의 짧은 숨결처럼 스러져 갔다.
그 시간,
나를 불렀을 아들은
차가운 길가에 홀로 누워 있었다.
그 일은 분명
내 마음 깊은 데서 비롯된 그림자.
그날 나는 아들 곁에 있어야 했다.
선연한 색이 아이의 얼굴을 물들이고
아픔보다 앞선 한 마디.
"엄마, 미안해요."
태어나서부터 이 아이는
부처님의 살핌이 닿은 아이.
그래서 더욱 자비심 고운 아이로
자라기를 바랐다.
"부처님이 너를 호념(護念) 하셨다."
낮게 흔들리는 등불처럼
입술 끝에 머무르는,
나모라 다나다라.
아이의 괴로움 앞에
나는 무엇도 할 수 없었다.
병원의 복도는
아무런 말이 없이 차갑게 빛났고,
창 밖의 세상은
제 흐름을 잇고 있었다.
손바닥에 모아 쥔 숨을
한 줄 한 줄 적시며
간절히 빌고 빌었다.
미연제 마하미연제.
그 순간,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잔물결이 일어났다.
흩어지던 숨 끝에 닿은 떨림이
땅으로 곤두박질칠 것 같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허공에 날갯짓하던 새는
부처의 손에 담겨
내게로 왔고,
작고 따뜻한 평안이
내 안에 천천히 번져왔다.
신묘장구대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