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 일기
유치원 수업은 학교 수업처럼 정해진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이 없어요.
아이들이 등원하는 순간부터 1분 1초도 함께 생활하게 돼요.
교사인 내가 없을 때 혹시라고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화장실을 가는 것이 신경이 쓰이곤 해요. 그래서 유치원 교사의 직업병 중에 방광염이... 나 말고도 이런 걱정을 하는 교사들이 있다는 얘기겠죠?
화장실이 교실과 가까우면 정말 다행인데(화장실에서도 아이들 소리가 들리니 귀 쫑긋하고 소머즈의 귀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수업 중에는 물을 마시지 않기!!
그랬는데...
교사의 직업병 중 하나인 성대 결절이 나에게도 와 버렸어요. 의사 선생님이 수시로 물을 마셔줘야 한다고 하네요. 이런~
그래서 우선 수업 중에는 적게 마시고 특성화 선생님, 도움을 주시는 선생님이 계실 때 정말 부리나케 다녀오려고 해요. 이마저도 도움을 받기 어려운 날이 있어요. 그런 날은 어쩔 수 없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가죠.
오늘도 그런 날 중에 하나였어요.
"미안해. 선생님 화장실 금방 다녀올게. **하고 있어 줘!"
후다다닥~
"선생님 다녀왔어. 우와~ 약속 지키며 멋지게 놀이하고 있었네."
"우리 잘하고 있죠?"
제가 없는 시간에 벌어질 수만 가지의 걱정거리 중 한 가지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아이들을 믿어줘야 하는데 걱정 많은 교사라서 그럴까요?
교실에 돌아와 아이들을 살피는데 여자 아이가 다가와 물어보더군요.
"선생님 화장실 가는데 왜 미안해요?"
"어?"
"화장실 가는 게 미안해요? 쉬하는 건데~"
그러게요. 아이의 말에 '왜 미안하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교사이기에 아이들과 계속 같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마음에 미안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교사도 사람인데... 생리적인 욕구는 어쩔 수 없는 건데...
오늘도 우리 아이를 통해 배우는 유치원 교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