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욕하지 마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역사 하시마섬을 소재로 한 영화 '군함도'
극 중에 나오는 배우 이정현의 대사다.
'나를 배신한 건 일본인이 아니라 모두 한국인이었다.'
징용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이 서로 배신하고 죽이는 현실을 외친 대사다.
나도 오래전 일이지만, 캐나다로 이민을 생각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캐나다 이민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해 봤다.
그중 캐나다 한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읽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한국사람이 이민 오면, 같은 한국인이 사기 쳐 돈 다 잃고 다시 귀국하고,
중국사람은 중국인 단체에서 기반을 잡을 때까지 무이자로
돈도 빌려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다'는 글이었다.
얼마 전 미국에 이민 갔던 친구가 잠깐 왔다.
그동안의 미국생활에 대해 얘기하며
'이민 갈 때 한국에서 가져간 돈 모두 한인타운에 사는
한국인에게 사기당했다.'라고 했다.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생각했다고 했다.
영화 '서울의 봄'
12.12 이후, 어떤 미군 사령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발언이 와전되었다는 내용도 나오긴 하지만,
'한국민은 들쥐와 같은 민족이어서 누가 지도자가 되든 복종할 것이다.
한국 국민들에게는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이다.
과연 우리나라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
우리는 배달의 민족일까 배신의 민족일까?
'서울의 봄'을 관람하며 쿠데타 상황에서
정작 이태신과 같은 인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어느 언론사 기사대로 고만고만한 인생의 주인공인
우리 '소시민의 실존적 결단'은 어떠한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작은 사회와 조직에서 조차
사익을 고려하지 않고 원칙을 끝까지 지킬 수 있는 부류는
얼마나 될까?
단편적이긴 하지만, 나의 사회생활 경험으로는
100명 중 5~10명(5~10%)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어떤 유형인가?
1. 조그만 권력을 대가로 그들 편에 서거나 권력을 누리려는 심리에 동요하는가?
2. 권력에 있는 사람들의 달콤한 회유를 받아들이거나, 그들의 작은 압박에도
진실을 외면하진 않는가?
3. 높은 성과 평가와 연봉을 위해 틀리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른말을 못 한 적은 없는가?
4. 처음에는 다 도덕, 정의를 외치다 자기 세력이 약하거나
상대세력이 너무 강해서 나의 주장을 꼬리 내리지는 않았는가?
5. 생각 없이 있다가 다수의 궁중심리로 같이 동조하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언제나 원칙을 알면서도 이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흩어지고 빼앗기고 온갖 고통을 받아야
다시 뭉쳐 일어나는 심리로 살고 있는 소시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마음 편할까?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다 똑같은데
유독 우리 스스로 비판적인 입장이길 바라 본다.
5~10%가 최소 30% 이상은 되어야
조금 배신하고 흔들리는 부류가 있더라도
그 조직의 근간은 흔들리지 않을 텐데
그 30%의 비율이 쉽지 않은 게
내가 살아온 직장과 조직의 현실이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를 배신해 왔다.
때론, 우리는 우리를 해친다.
가끔,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바로 우리들이었다.
소시민, 우리는 정작 그렇게 살고 있지 않으면서
정치인만 모두 강직하길 바라고
정치인만 잘하길 바라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