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생각

베푸는 데 인색하지 말자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

by 하루살이


나는 나를 위한 소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남을 위한 소비에는 인색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를 위해서는 비싸더라고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다 사고 보다 좋은 것들로 구매를 하고, 그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반면에 타인에게 베푸는 소비에는 그 소비로 인해 나에게 발생할 손해 때문에 아깝다고 느껴진다. 왜냐하면 그만큼 나를 위한 소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나는 원래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주거나 챙겨주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명절이 다가와서 오랜만에 만나는 큰엄마와 조카들에게 용돈을 주고 싶지만 그러면 하루 만에 몇십만 원이 깨지기 때문에 그 이후가 막막해서 마음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과 그 소비를 하지 않았을 때 돈을 아낄 수 있다는 마음이 서로 충돌한다. 내가 수입이 많았다면 이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수입이 그리 크지 않다 보니 아직까지는 돈을 아끼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


부모님의 생일날에도 마음은 용돈도 많이 드리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싶었지만 그 두 개를 다하기에는 내가 너무 버거울 것 같아서 하나만 해드렸다. 근데 그건 그럴 수도 있다 쳐도 내가 나 스스로가 인색하다고 느끼게 된 이유는 음료가 먹고 싶어서 카페에 갔을 때 집에 있는 가족들것까지 사다 줄 수 있는데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것만 사 온 적이 종종 있었다는 것이다. 부모님한테 사주는 것은 그리 아깝지 않은데 이상하게 남동생한테 사주는 것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왜지?


이제도 곧 다가올 남동생의 생일을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돈을 버는 이유가 뭐지?'

'물론 내가 사고 싶은 것들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건데 내가 너무 인색한 거 아닌가?'

'가족들과 언제까지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생각을 마치자마자 동생방으로 들어갔다.


" 야 너 먹고 싶은 거 있냐?"

"왜?"

" 왜긴 너 생일이니까 누나가 맛있는 거 사주려고 하지"


그래서 오늘 가족들과 점심으로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엄마는 일가서 같이 못 갔지만 아빠도 생각보다 맛있게 드셨고 동생도 만족스러운 듯했다.


그렇게 가족들과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이러려고 돈을 버는 거지'

'가족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 나까지 행복해지는 걸'

'좀 더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나를 위한 소비도 중요하지만 그건 뭐 말 안 해도 너무 잘하고 있으니까 타인에게 베푸는 소비에 너무 인색하게 굴지 말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얻어먹는 경우도 많은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나 역시도 남에게 베푸는 데 인색하지 말자. 그것이 너무 과해도 안 되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나에게도 남에게는 베푸는 삶을 살아가자.


‘그것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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