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살이 Aug 16. 2023

눈물로도 흘려보내지지 않는 슬픔이 있다



하루하루가 나에겐 고통이었다 눈을 뜨면 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사실이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서

죽고 싶었다 그리고 살고 싶었다


나는 항상 죽고 싶었고 살고 싶었다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나도 몰랐다 이렇게 살다가는 미래에도 계속 이런 생활을 반복할까 봐 그건 생각하기도 싫기 때문에 다시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그날도 안 좋은 몸 상태로 공부를 하려고 시도했는데 머릿속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내용도 어렵고 몸도 짜증 나고 지치고 해서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었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변해야 하는데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안 되는데 몸 상태는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이 너무 슬프고 절망적이어서 눈물이 나왔다 멈추려고 해도 멈춰지지 않았다 그래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엄마가 새벽에 잠자는 도중에 깨서 내 방에 불이 켜진 걸 보고 끄러 오셨다가 혼자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놀라서 달려오셨다 나는 엄마한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눈물을 멈추려고 애썼다 엄마는 그런 내 모습을 보시더니 말씀하셨다


"힘들면 참지 말고 울어 펑펑 울고 나면 좀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울면 안 된다는 것을 여기서 계속 울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말한다 힘들면 울라고 울어도 괜찮다고 울고 나면 마음이 좀 편해지고 시원해질 거라고

실제로 속상하고 힘든 일 있었을 때 울고 난 후에 마음이 안정되고 시원해진 경험이 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눈물로도 흘려보내지지 않는 큰 슬픔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울면 울수록 마음이 안정되고 시원해지는 게 아니라 절망과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울고 난 후에 다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더욱 고통스러웠다 여기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고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울면 안 돼'

'이렇게 힘들다고 계속 울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없을 거야 '

'세상에는 눈물로도 해결될 수 없는 슬픔도 있구나 '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는 억지로 웃기 시작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울지 않으려고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계속 그렇게 하려고 하니까 나중에는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게 습관이 되었다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 것도 내 감정을 숨기고억지로 웃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말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신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 감정을 숨기고 속여야 했다 그래서 억지로 웃기 시작했다 행복한척했다

힘들어도 고통스러워도 울지 않고 웃으려고 했다 그런 행동이 계속 반복되자 어느 순간  우울하고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예전만큼 괴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왠지 앞으로 나아갈 힘도 좀 생긴 것 같고

뭔가 정신적으로 예전보다 안정된 것 같기도 하고 나에겐 효과가 있었다




만약 자신이 극심한 시련을 겪고 있다면 더 이상 울면 안 된다 계속 울기만 하면 일어날 수 없다 극복할 수 없다 그 슬픔, 괴로움 모두 다 끌어안고 억지로라도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른 방법은 없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쳐왔고 지금 완전히 극복한 건 아니지만 예전처럼 무의욕, 무기력, 극도의 우울증,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난 이 시련을 완전히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예전에는 진짜 다시 일어날 힘도 의욕도 없었고 항상 죽고 싶어 했다 우울증 심각했다) 지금 진짜 많이 좋아졌고 정신적으로 강해졌다


아마 이 사실을 깨닫게 된 후부터 내가 정신적으로 점점 좋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1막 시련]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