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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살이 Aug 16. 2023

[인생1막 시련]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은

투병일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고통은 아마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나는 꿈이 있고 목표가 있는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노력해야 하는데 할 수 없다

정말 공부하고 싶은데 할 수 없다 차라리 의지의 문제였으면 좋겠다 이건 의지의 문제도 아니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미치게 한다


차라리 아무 욕심도 없는 성격이었으면 좋겠는데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성공 욕심도 엄청 많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특별한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때는 열심히 공부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선생님들께서도 성공하려면 좋은 대학에 가야만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나는 공부머리가 타고나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보다 2~3배는 노력해야 친구들을 겨우 따라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힘들었지만 나중에 성공한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쟤 또 공부해' '저렇게까지 하고 싶나?' 하면서 뒤에서 험담하는 몇몇 애들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공부를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러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건강은 내 모든 계획을 망쳐버렸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었다 노력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 사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나는 그 슬픔을 극복할 수 없었다 이겨내기에는 나에게 너무 큰 시련이었다


꿈이 있는데 목표가 있는데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은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한다


내 동생을 보면서 힘들었던 이유도 내 동생은 꿈도 없고 목표도 없고 공부 욕심도 하나도 없고 되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 되는 대로 진짜 속 편하게 인생을 사는 애인데 고3 때는 아예 공부에 손을 놔버렸다

수능 하루 전날에도 게임을 하는 애였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너무 화가 났다 나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데 쟤는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차라리 내가 내 동생 성격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똑같다 이제는 뭐 지난 일이고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때는 내 감정을 통제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다 뭘 몰랐고


사실 지금 내가 이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도 내가 지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인데

이 순간은 진짜 항상 찾아오는 거지만 정말 이겨내기 힘들다


남들한테 내 안 좋을 때 몸 상태를 설명하자면 뭐 진짜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통증이 있었는데 그건 여러 가지 치료받고 좋은 거 먹으면서 많이 나아졌고 요즘은 몸살감기 걸린 것처럼 온몸에 힘이 없고 불편해서 이게 나를 힘들게 한다


몸살감기 걸린 상태에서 뭘 하려고 한다고 생각해 봐라 그게 공부라고 생각해 봐라 진짜 미친다 몸 상태가 안 좋은 날은 진짜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다 다 짜증 난다 아무 힘이 없는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 건 더 나를 미치게 한다 '아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지금도 계속 누워있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뭐라도 해보려고 일어났다 진짜 글도 쓰고 싶지 않아 다 귀찮다 짜증 난다 지친다




근데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해 보면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걸지도 왜냐하면 보통 사람도 매일 하기 힘든 게 공부인데 나는 아픈 몸으로 보통 사람들처럼 하려고 하니까 이게 더욱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은데


예전에 스님께서 항상 나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셨다


 " 하루는 욕심이 너무 많아 욕심을 버려야 해 바로 그 욕심이 계속 너를 힘들게 만드는 거야 "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스님께 이렇게 따졌다


"아니 스님 제가 성공하고 싶고 좋은 대학을 가고 싶고 건강해지고 싶은 것도 어떻게 보면 다 욕심인데 제가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도 다 욕심 때문이라고요 그런데 저에게 욕심을 버리라는 말은 저보고 그것들은 다 포기하라는 말이 아닙니까"


스님께서는 내 말을 듣고 그냥 허허 웃으셨다


예전에는 스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는데 왜 욕심을 버려야 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해주지도 않으셨기 때문에 오히려 스님과 논쟁을 하고 난 후에 마음이 더 심란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와서는 왜 스님께서 나한테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는 내가 스님 말씀의 뜻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수행이 부족했다 어렸다 그 후로도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극복하고 하면서 나도 '아 모든 건 욕심의 문제였어' 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걸 깨닫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나는 욕심은 나를 발전시키는 좋은 건 줄 알았는데 그 욕심이 사람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오히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진짜 몸소 깨달았다  


근데 그걸 아는데도 인간이란 참으로 영악해서 다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 그 어리석은 인간이 바로 나고 또 욕심을 부린 것 같다 아 진짜  욕심을 버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특히 나처럼  야망적인 사람한테는 말이야 지금도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여기서 더 포기하라니 아직도 수행이 부족한 것 같다 나는 언제쯤 그런 도인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단 말인가 아직도 탐욕과 욕심이 너무 많다


딱히 해결책은 없다 이런 날은 그냥 포기하고 괜히 뭘 하려고 하지 말자 오히려 스트레스 쌓인다 예전에 하던 버릇이 남아있어서 완벽하게 보내려고 하는데 그때의 내가 아니다 그렇게 공부할 수 없어 예전처럼 그걸 인정하고 들어가야 돼 아 근데 그걸 인정하기가 너무 힘들어 내가 예전처럼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게 제일 힘든 일인 것 같다 인정이 안되는 걸 어떡해 진짜 나도 미치겠어 ㅋㅋㅋ 다른 걸 해보려고 해도 마음이 불편해서 할 수 없고 도대체 난 이 난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거지?


뭐 어쩌겠어 이것도 결국 나 혼자 극복해야 할 문제다 방법은 차차 찾아가도록 하자 중요한 건 정신만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잡고 있는 것이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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