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립니까? 연구가 들립니까?

서대문 FM <들리는 연구, 보이는 세상>

by 하진

저도 중학교 때 방송반이었어요.


우리 지역 공동체 라디오분들과의 식사자리였던 것 같다.

사람들이 한 번씩은 라디오와 관련한 꿈을 꾼다는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지나치듯 소싯적 방송반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었다. 실제 그랬다. 중학생 때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 교실 스피커로 전달되던 <목요일의 영화음악> 진행자가 나였다.


마침 공동체 라디오가 FM 주파수를 인가받아서 인근 지역까지 방송되는 라디오 방송국 개국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고, 대표님은 나에게도 방송을 해볼 것을 권유하셨다. 그래, 누구든 한 번쯤은 라디오 DJ에 대한 꿈을 꾸긴 하지. 하지만, 내가? 지금?


모두가 함께 자원봉사로 만들어가는 공동체 라디오의 특성상, 방송을 한다고 해서 특별한 지원을 해주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처지. 무엇보다도 꿈은 꿈이었을 때 그냥 빛나도록 놓아두는 것이 좋은 것. 실전으로 들어가면 결국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터. 그런데도 머릿속에는 '그럼 어떤 방송을 만들어 보면 좋을까'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일단 질러볼까. 아닌가.' 왔다 갔다 하는 마음.


그래, 방송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콘텐츠 쌓는 다고 생각하고 지금 하는 일에도 도움이 되는 방송을 하면 되잖아.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시키며, 잡은 주제는 '연구'이다.

사실, '연구'하면 너무 막연하긴 한데. 그저, 처음 생각은 많은 사람이 노력하며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를 하지만 어딘가에서 이야기 한 번 되어보지 못하고 묻히는 연구가 많으니까. 또, 더 알려져야 하지만 적당한 확성기를 찾지 못하는 그런 연구들도 있을 테니까. 그들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매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연구자를 초대해서 방송을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매번 게스트를 찾고 구한다는 것이 막막했다. 게스트에게 드릴 수 있는 보상도 따로 없기에 좀 더 자신이 없었고. 그래서 일단 혼자 진행하는 방식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기로 결정.


방송 이름은 끝까지 고심했는데. <들리는 연구, 보이는 세상>이라고 지었다.


이름은 정말 좋아, 이번에 편성한 전체 중에 제일 좋은 것 같아.


방송국 전체의 메인 작가님께 칭찬을 받기는 했는데. 제목도 중요하지만 방송 내용이 중요한 것. 방송국으로써는 안다행이지만. 내게는 다행히도, 아직 방송국의 안테나를 못 올렸기 때문에. 방송까지 아직 시간은 있지만 매주라는 루틴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꾸준히 잘 해낼 수 있을지 아직은 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첫 방송의 녹음 잘 마칠 수 있을까.


아아.. 들립니까. 미래의 나? 어떻게.. 잘하고 있나요?

매거진의 이전글막막할때두드리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