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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Dec 22. 2016

감사합니다.

스승의 은혜에 대한 이야기

"은혜를 갚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모두 여러 사람들과 관계맺고 소통합니다. 정이 될 수도 있고, 지성의 가르침일 수도 있고, 금전이 될 수도, 사랑이 될 수도 있는 그 무언가를 우리는 늘 누군가와 주고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무엇을 받았고 무엇을 주었는가?', '받은 만큼, 되돌려었는가?'

 오늘은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대학원생입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저에겐 은사님이 계십니다. 바로 제 지도 교수님입니다. 저의 은사님께서는 저에게 다음과 같은 분입니다. 실험에 있어서는 경험많은 선배님; 연구에 있어서는 토론하는 전문가; 고민해결에 있어서는 큰 형; 인생 경험에 있어서는 삼촌; 삶의 기로에서는 아버지..같은 그런 분입니다. 성격 참 화끈하셔요. 또한 그만큼 정이 참 많으십니다. 옆에서 보기에 답답할 만큼, 선생님으로서의 철학 그리고 학생에 대한 정이 정말 커다란 분입니다.

 저는 교수님의 지도 아래, 지금까지 올바르게 성장해왔다고 생각해요. 한명의 연구원으로, 한명의 어른으로, 그렇게 성장하고 성취하며 교수님과 함께 걸어왔습니다. 그렇다고 교수님께 그리고 연구실에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대학원 그만 두겠다고 한 적도 있는걸요. 현실의 어려움에, 다다르지 못할 목표에 대한 불안에,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외로움 등 근시안적인 사고와 그로 인하여 제 안에 자리잡은 부정적인 정서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할때, 교수님께서는 저를 올바른 길로 다시 데려다 주셨어요. 교수님께서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이 학교로 오게 된 것은 교수님을 만나 이렇게 성장하기 위함이었음을, 그것이 제 운명이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PC카카오톡을 하는 지도 교수님

 저는 교수님을 존경하며 닮고 싶습니다. 물론  따라하지 않을 모습도 있습니다만, 그 모습과 스승에 대한 존경은 별개라고 생각하거든요. 직장 상사로서는...어쨌든, 저는 교수님으로 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은혜, 그 덕분에 제 미래가 달라졌어요. 교수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제 삶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습니다. 저는 제 교수님의 자랑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드리는 것도 하고 싶었어요. 제가 교수님을 만난 것이 저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는 이벤트인 것처럼, 교수님께 저는 가치있는 제자이고 싶습니다. 밖에 나가서 우리 연구실 욕되게 하는 행동을 안하는 것은 기본, 저로 인해 우리 연구실이 높게 평가되길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하며 지난 시간들을 걸어왔습니다. 보다 우수하게, 보다 빠르게, 보다 능숙하게 결과를 내는 학생, 연구원이 되는 것이 제 나름 은혜를 갚아나가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삶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

 

 그런데요,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어요.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습니다. 은혜를 갚는 것은 교수님과 생각을 공유하고, 같은 패러다임으로 연구실을 바라보아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교수님께서는 제가 우수한 인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선행되어야할 것은 '사람'이 먼저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다같이 잘 지내고 잘 살아가는 것. 교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 가치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어 하셨어요. 더불어 잘 지내려면, 제 태도를 반성하고 고쳐야 했습니다. 동료 및 후배들이 제게 쉽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제 태도 말입니다.

저를 위로하는 후배의  낙서

 그래서 바꿨습니다. 쉽진 않았지만, 아프기도 하고 정리가 잘 안되기도 했지만 생각을 바꾸고 태도를 고쳐나갔어요. 얼마의 시간이 흐르니, 달라졌습니다. 연구실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함께 있을 때 짓고 있는 표정들이 달라졌어요. 제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살고 있었는지,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인 후배들이 얼마나 불편했을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따듯하게 지낼 겁니다. 그리고, 어떤 노하우, 지식 등을 전달하는게 아니라 언제든 편하게 기댈 수 있고, 다가가갈 수 있는 선배, 동료가 되어 '더불어' 지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즉, '알고 지내서 위로가 되는' 선배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교수님의 뜻을, 가르침을 이어가는 제자가 되어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은혜를 갚는 한 걸음이라고 믿고 지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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