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카푸치노, 머그잔에, 시나몬 빼고.
한결같은 나의 커피 취향이다.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 연애 초창기의 어느 날, 닌나 씨가 이렇게 커피를 주문했을 때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출 수 없었다. 대단히 어려운 커피는 아니지만, 사소함을 기억해준다는 것에 사랑받는 기분이 들었다.
짜장인지 짬뽕인지,
부먹인지 찍먹인지,
물냉인지 비냉인지,
수많은 밥상을 함께 하며 자연스레 알게 된다. 한 스푼에 담긴 설렘이고 기쁨이다.
수란 뺀 콩나물 국밥.
청양고추를 듬뿍 넣은 칼국수.
멜젓에 찍어먹는 돼지 껍대기.
30년 넘게 살면서 단 한번도 좋아해보지 않은 음식들. 닌나 씨를 만나며 아재 입맛을 장착했다. 반주의 매력을, 칼국수의 감칠맛을, 멜젓의 황홀한 조화를 알아버렸다.
이제 닌나 씨는 한 입 맛보면 (은근 입맛 까다로운) 내가 좋아할 맛인지, 못먹을 음식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이면 으레 휴게소에 들려 호도과자를 산다. 닌나 씨의 애정템이기 때문이다. 몇 개씩 소분해두고 얼려먹는다(심지어 소주 안주로도 먹음). 얼마전 천안에서 돌아오는 길 학화 호도과자에서 이만원어치 호도과자를 샀다. 당분간 행복한 닌나 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