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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맑음 Jul 24. 2021

취업을 했다. 그리고,

CS, 그리고 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 어떻게 하는 건가요?


오랜 백수 생활을 끝내고 취업을 했다.

1년 가까이 공기업 준비를 했고, 지방공기업 필기 합격이라는 나름의 성과(?)를 봤고, 그만, 멈추었다.


정확히는, 젊은 지인의 젊은 대표가 있는 작은 기업에 들어갔다. CS, 고객상담 담당자로. 취업난이 극심한 때에, 구직자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렇게 취업을 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꽤 괜찮은 기업이었다. 젊은 대표는 능력이 있었고, 직원에게도 합리적이었다. 무엇보다, 놀랍게도 고객과 상담하는 일이 생각보다 잘 맞았다. CS라는, 경력이 되기에는 조금 어려운 직무라는 것이 모호한 걱정을 불러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모호하게 기대를 했다.


하지만 모호한 우려가 애매한 현실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입사 삼 개월이 끝날 즈음, 마케팅을 담당할 새로운 신입 직원이 들어왔다. 마케팅, 경력이 될 만한 어떠한 직무.


실무 경험 없는 마케팅 직원이 들어오며, 마케팅에 실무 경험이 많은 대표는 체계적 교육자료를 만들어 교육을 시작했다. 그리고 입사가 채 1개월이 되기도 전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성과급과 관련한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유치한 이야기이지만, 질투가, 났다. 경험은 아르바이트가 전부인 신입이었고, 너무 유치하지만, 학벌이나 스펙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담당하는 업무의 차이로 인해, (아마도!) 어쩌면 시간이 흐를수록 회사의 중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복된 업무를 하는 대체 가능한 직원과, 성과가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업무를 하는 생산적인 직원! 이야기의 결말이 이렇게 될 것만 같아 불안하고 불쾌했다.


한동안 젊은 대표에게 강짜를 부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좋지 않은 모습만 드러내는 꼴이 되었다. 유치하게도, 유치했다.


.


브런치에 연재되었던 글을 엮은, 이진선 작가의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를 보며, 희미한 길을 발견했다. 퍼스널 브랜딩. 어쩌면 단순 CS 업무를 통해서도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나만의 경력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당장, 월요일에 출근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떠올랐다.

우선, 고객의 감사 문자를  거래처에 전달하기.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제품을 받아 고맙다는, 흔치 않은 문자가 왔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준, 거래처에 인사를 전달한다면. 거래처와의 유대, 연대감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환불 고객에게 전화해서 이유 물어보기. 전화로 주문한 고객이, 전화로 환불을 요청해왔다. 환불 요청 전화를 받으며 이유가 궁금했었다. 해당 고객이 처음 문의했을 때, 원하는 기능의 제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환불 계좌를 물어보며, 그 이유를 물어봐야겠다.


.


수동적이라는 평가를, 자주, 들었다. 친했던 조교 언니에게서, 수업을 들었던 작가님에게서, 그리고 최근..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모자라거나, 거의 나아지지 않았거나.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것도 사실은 막막하고 어려운 일에 속한다.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하지만 어려운 시간을 지나 취업을 했고, 언제 잘라도 아깝지 않은 직원이 되기에는, 그런 불안한 시간으로 젊은 시간을 채우기엔 너무 싫다.


모호하지만, 애매하지만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나'가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대체할 수 없는 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머지않은 시간 안에, 내 일에서 목적과 목표지점을 만들어야겠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부지런히 마음을 다듬어야지. 부지런히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지. 나의 길이, 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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