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 시 -

by 해말가

상처



아직 온기가 남아있을 것 같은

작은 항아리를

구덩이에 가만히 넣는다.

한 삽 한 삽

젖은 땅에 젖은 흙을 덮는다.

작은 토끼가 등을 돌려 흐느낀다.


멍하니 있던 그때

봉황 한 마리가 돌풍을 일으키며 날아올랐다.


나는 날아오르는 봉황의 발톱을 보지 못하고

가슴을 깊게 베였다.

그때의 상처에선 아직도 피고름이 배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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