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생각보다 먼저 행동하라! 시작이 반이다!

2. 어떻게(how) 루틴을 만들 것인가? (루틴 형성 방법)

by 신영환

‘작동 흥분 이론(work excitement theory)’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이론은 독일 정신의학자 에밀 크레펠린이 밝혀낸 것이다. 이 이론은 신체가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뇌의 측좌핵 부위가 흥분하기 시작해 귀찮고 하기 싫은 일에도 의욕이 생기고 집중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관심도 없고 별 볼일 없이 시작한 일도 하면 할수록 관심도 생길 수 있다. 그 관심이 이어져 재미도 있고, 기쁨으로 다가와 지속적으로 시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뇌가 반응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는 힘의 시작은 그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비록 시작은 어렵지만, 막상 시작하면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물리학적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최대 정지 마찰력’은 정지해 있던 물체가 막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에 나타나는 마찰력이다. 물체를 움직이기 위해 힘을 가하면 어느 정도의 힘까지는 내가 물체에 가하는 힘만큼 물체가 버티는 힘도 커진다. 하지만 물체가 더는 버틸 수 없는 힘에 도달하면 버티는 힘을 낮추고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최대 정지 마찰력을 넘어서면 물체는 움직이기 시작하고, 또 다른 큰 저항이 있지 않는 한 계속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행동 그리고 습관도 마찬가지다. 시작이 어렵지 사실 한번 시작하고, 그 속에서 성취감을 느끼면 계속해서 행동을 하게 된다. 앞에서 여러 번 말한 것처럼, 뇌는 새로운 것(저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시작을 하면 그 일에 몰두하게 된다. 다시 에너지를 쏟아서 새로운 걸 하기보다는 하던 일을 하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시작하면 반은 했다’라는 말도 생긴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시작할 수 있을까? 정답은 생각을 줄이고 행동을 먼저 하는 것이다. ‘1톤의 생각보다 1그램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무리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절대 시작할 수 없다. 하늘을 날고 싶다고만 생각하고 직접 날지 않으면 평생 하늘을 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라이트 형제도 하늘을 나는 꿈만 꾸기만 했다면 비행기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신중하게, 깊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생각도 행동으로 옮겨서 시작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전구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도 첫 시작을 하지 않았다면 1000번 넘는 실험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발명한 제임스 다이슨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희망하던 진공청소기를 만들기 위한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5127번째에 걸쳐 만든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의대에 진학하고 싶었던 한 수험생은 고3 첫 모의고사에서 수학 4등급을 받고 충격이 심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평소 자신이 하던 대로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서 펜을 들었다. 그렇게 매일 빠짐없이 자신이 문제를 틀린 이유를 분석하며 수학 공부에 매진한 결과 수능에서는 100점을 받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 수험생도 생각보다는 행동을 먼저 옮겼고, 매일 자신의 루틴대로 공부를 시작했기에 결국에는 목표를 이룬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쓸데없이 생각하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행동으로 바로 옮기려는 자세가 만든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시작할 때가 어렵지만 막상 시작하면 우리가 만들어 가는 습관과 루틴은 더욱 단단해진다. 이와 관련된 일화 또한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는 우연히 동료가 걸어서 출근하는 모습을 보고, 한번 따라 했다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꾸준히 시간과 거리를 늘려가며 걷기 운동을 한 경우다.


출근하는 데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데 정류장까지 15분 걸어갔다가, 대중교통을 타고 중간에 내려서 병원까지 다시 걸어갔다. 처음에는 주 3회 정도 이렇게 출근했다. 걸어 보니 여러모로 좋아서 얼마 후 매일 걷기로 바꿨다. 이후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걸으며 출근길 걷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걸으며 출근하는 것이 익숙해지자 퇴근길도 걷기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퇴근 후 시간이 확보되면서 이젠 퇴근길 걷기도 매일 했다. 게다가 처음에는 하루 1만 보가 목표였지만, 건강을 위해 현재는 2만 보를 걷는다고 한다.


《1천 권 독서법》을 쓴 전안나 작가는 작가가 되기 전에는 매우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인이었다. 그녀는 삶에 변화를 주고자 하루 한 권을 목표로 책 읽기를 시작했고, 3년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1천 권의 책을 읽었다. 전안나 작가는 책에서 1천 권을 읽어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독서는 삶을 업그레이드시킨다. 100권을 읽었을 때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고, 200권을 읽으니 반쯤 포기했던 대학원에 붙었고, 300권을 읽자 열등감이 어느 정도 극복되면서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500권을 읽자 일상생활과 업무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의욕이 차올랐고, 800권을 읽은 뒤에는 독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1천 권을 읽은 뒤 작가가 되었다 “


2020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6.1권으로 두 달에 한 권꼴로 읽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하루에 책 1권을 읽겠다는 건 엄청난 도전이다. 하지만 전안나 작가는 책을 2000권 읽으면 삶에 변화가 생긴다는 말을 믿고,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비록 1000권의 책을 읽기까지 1362일이 걸렸지만, 자신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책 읽기의 핵심 습관은 매일 책을 펼치는 습관의 힘이라고 했다. 그녀는 매일 한 권의 책을 완독 하지 않더라도, 계획한 시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좋다고 말한다. 매일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목표라면, 책을 꺼내서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라는 의미다.


이제 이 책의 목표인 공부 습관으로 돌아와 마무리 지어보자. 공부 습관도 앞에서 말한 바와 다를 것이 없다. 책상에 앉는 행동, 책 종이 한 장을 넘기는 행동 하나하나 모두가 공부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공부의 시작은 우리가 이룰 목표를 이미 절반이나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언제나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는 법.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중간 과정에 들어와 있는 것이니 멈추지만 않는다면 목적지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꾸 공부를 미루려는 생각하지 말고, 그 시간에 글자 하나라도 더 볼 생각을 하길 바란다. 그것이 곧 공부 습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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