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3. 무엇(what)을 루틴화 할 수 있는가?

by 신영환

우리나라 사람들은 젓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요새는 어릴 때부터 젓가락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하지만 여전히 젓가락질을 못 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 그렇다고 밥을 못 먹는 건 아니다. 젓가락질이 완벽하지 않아도 밥은 얼마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가수의 노래 가사 중에도 있지 않은가?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그래도 젓가락질이 서툴면 불편하다. 반찬이 자꾸 흘러내리거나 해서 밥 먹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때로는 기분이 상한다. 젓가락질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밥 먹을 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밥 먹는 행위를 크게 놓고 보면, 젓가락질을 못 하는 건 아무 일도 아니다. 밥을 굶는 것보다는 대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하루 삼시 세끼를 먹는다. 물론 누군가는 한 끼 정도는 먹지 않을 수 있지만, 살기 위해서는 꼭 식사를 챙겨서 먹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이 아침을 거른다. 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아침 식사는 영어로 ‘breakfast’다. 여기서 ‘fast’는 굶는 걸 말하고, 앞에 ‘break’을 붙여서 지난 저녁 식사 이후의 공복 상태를 깬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만일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면, 공복 상태가 지속하여 신체 리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공부해야 하는 학생의 경우에 더욱 큰 타격을 입는다.


예를 들면,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면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아 뇌 활동의 활성화를 약화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만든다. 게다가 점심때까지 공복 상태로 있게 되면 기초대사율이 감소하여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 오히려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점심에 배고프니까 과식이나 폭식을 하면서 당뇨나 비만과 같은 질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신체의 부정적인 변화는 감정에도 영향을 주어 우울감이나 짜증 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렇듯 여러 이유로 아침 식사가 주는 영향은 크다. 그래서 교육계에서도 큰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2014년 하반기부터 시행한 ‘9시 등교제’를 시작했다. 이 제도의 취지는 학생들의 건강을 챙기고, 밥상머리 교육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어려움 및 문제점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 긍정적인 조사 결과가 많이 나왔다.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실시한 ‘9시 등교 효과 분석’이 이를 증명한다. 첫째, 아침밥을 먹음으로써 속 쓰림 완화 등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 둘째, 짜증 감 및 우울감 감소 등 정신건강이 좋아졌다. 셋째, 가족 간 대화시간도 늘어났다.

나아가 학생들에 대한 설문 조사와 교사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학생들은 등교 시간에 쫓겨 못 먹던 아침밥을 먹으니 수업 시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아침잠을 충분히 자고 와서 수업 시간에 조는 아이들이 줄었다고 했다. 이렇듯 학생들의 수면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본래의 취지에 맞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까지 통계자료를 보면, 다시 안타까움이 든다. 2019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4년 9시 등교제 이후로도 청소년 아침 결식률은 계속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28.5%, 2015년 27.9%, 2016년 28.2%, 2017년 31.5%, 2018년 33.6%, 2019년 35.7%로 현재 대략 청소년 1/3 인원이 아침을 먹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즉 이 많은 학생이 아침 식사의 효능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아침 식사를 꼭 해야 한다고 목놓아 외치고 싶다. 다른 연구 결과를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자.


농촌진흥청에서 2002년 대학생 3612명을 대상으로 아침 식사와 수능성적의 관계를 조사한 적이 있다. 아침 식사를 한 학생이 아침을 거른 학생보다 평균 5% 정도 높았고, 점수로 환산 시 20점 정도 높았다고 했다. 많은 전문가는 아침 식사를 하면 집중력과 두뇌 기능이 좋아져 학습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먹는 하루 에너지 섭취량 중 약 10%가 뇌 활동에 쓰이는데, 이 에너지는 우리가 먹은 밥에서 나오는 포도당(혈당)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러 연구에서도 아침 급식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저소득 아동들로부터 학업 성적 향상 결과를 찾은 적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절한 양의 당 섭취는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로 알려진 뇌 화학물질의 생성과 관련된 작용을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스웨덴 보건연구소에서도 10세 아동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아침 식사를 한 집단이 결식한 집단보다 창의적 사고능력, 단어 기억력, 읽기 능력, 나눗셈 등에서 우수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침 식사의 효능은 신체적인 결과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정신적, 감정적인 부분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즉 아침 식사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감에 도움을 주는 등 정신건강과도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아침밥이 정서적 안정과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상명대 외식 영양학과 황지윤 교수팀이 2013년 <아침밥 클럽>에 가입한 서울 지역 고등학생 315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침밥 클럽에 가입한 이후 ADHD 점수가 가입 전 평균 27.2점에서 가입 후 19.8점으로 감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참고로 ADHD 상태를 그대로 두면 집중력 장애, 충동성, 감정 기복, 과잉행동 등이 심해져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응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아침 식사가 신체적 건강에 이어 단순한 영양공급의 차원을 넘어 정서적인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우리 인생에서 무엇을 루틴으로 만들지 고민한다면, ‘아침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알고 이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사람마다 기초대사율이나 에너지 소비량은 다를 수 있지만, 아침 식사를 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게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아침 식사를 했다고 건강을 잃는 경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오히려 반대다. 아침을 전혀 먹지 않던 사람이 군대에 가서 식사를 거르지 않고 삼시 세끼를 더 잘 챙겨 먹었더니 오히려 건강해졌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다.


아침 식사를 하나의 루틴으로 가져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를 시작할 때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라는 의견과 같이 아침 식사도 루틴에 넣었으면 한다. 실제 아침 식사를 잘한 사람과 아침 식사를 잘 안 한 사람의 수명을 살펴봤더니 아침 식사를 잘한 사람이 30~40% 10년 이상 더 살았다는 통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아침 식사를 걸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요약해보았다. 요약한 내용을 꼼꼼하게 읽고 나서 꼭 아침 식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길 바란다.


첫째, 미국의 논문에 따르면 식사를 거르면 젖산이 분비되고 비만이 될 확률이 4.5배나 높다.

둘째,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위산이 나와 위염이나 위궤양이 될 수 있다.

셋째, 체내 지방이 분해되면서 포도당이 생성되는데 이때 쉽게 피로감을 느껴서 면역력이 떨어진다.

넷째, 뇌의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암기력(단기 기억력), 뇌 활성화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다섯째, 영양 불균형과 신진대사 변화 등으로 문제가 생겨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고 심혈관 질환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여섯째,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져서 행복지수가 낮아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 루틴의 시작은 눈뜨면서부터 시작된다